[단독] 변호사에 수사 기밀 유출 혐의 검사 "상관이 잘해주라고 했다"

황인호 기자 2018. 2. 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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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고소인이자 변호사에게 수사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검사가 "A지청장이 '나와 친한 변호사가 찾아갈테니 도와주라' 했다"고 진술했다.

23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부산지검 서부지청 추모(36) 검사는 최인호(57·구속) 변호사에게 각종 자료를 넘긴 배경으로 지방의 A지청장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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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 시절 직속 부장검사였던 A지청장이 전화로 부탁.. 변호사 비리 폭로 위기감에 피고소인 동향파악 의심

사건 고소인이자 변호사에게 수사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검사가 “A지청장이 ‘나와 친한 변호사가 찾아갈테니 도와주라’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수사가 내부 윗선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3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부산지검 서부지청 추모(36) 검사는 최인호(57·구속) 변호사에게 각종 자료를 넘긴 배경으로 지방의 A지청장을 지목했다.

추 검사는 2014년 9월 서울서부지검 공판부로 발령 나 최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의 재판을 담당했다. 최 변호사는 그해 초 동업자였던 조모(40)씨를 60억원대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며, 조씨는 6월 구속 기소됐다.

추 검사는 서울고검 감찰부 조사 과정에서 “A지청장이 전화해 ‘최 변호사가 내 친한 동기인데 사기를 당해서 크게 손해를 봤다고 한다.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있으면 잘 처리해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최 변호사가 방문해 “조씨 측이 돈을 빼돌리고, 입맞추기도 하는 것 같다”며 “구치소 녹취록을 떼 내가 검토를 하면 공소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추 검사는 최 변호사에게 조씨의 구치소 접견 녹취파일 140여개와 인터넷 서신기록 등을 제공했다.

A지청장은 추 검사가 검사로 임명된 첫해 직속 부장검사였다. 2014년 당시에는 다른 검찰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최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25기 동기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자신의 비리를 폭로할 기미를 보이던 조씨의 옥중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A지청장을 동원한 것으로 의심한다. 조만간 A지청장을 불러 사실 관계를 조사할 계획이다. 국민일보는 A지청장과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 변호사는 의뢰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공군비행장 소음피해 배상금 지연이자 14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조씨의 진정에 따라 2015년 이후 서울서부지검, 서울남부지검의 수사를 받았지만 구속을 피했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이날 수십억원 탈세 혐의로 최 변호사를 구속 기소했다. 향후 수사는 최 변호사가 법조계 및 지난 정부 유력인사 등과 부당하게 유착했다는 의혹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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