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ing] '안경선배' 김은정, 마성의 매력 '그녀가 알고싶다'

윤진근 온라인 기자 yoon@kyunghyang.com 2018. 2. 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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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의 ‘안경선배’ 김은정(27)이 마성의 매력으로 국민들을 홀렸다.

특유의 포커페이스부터 작전명 ‘영미야’에 담긴 많은 뜻까지 그는 올림픽 초반 국민들로 하여금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경기 때는 ‘로봇설’이 돌 정도로 일관성 있는 카리스마를 분출, 경기 후에는 귀여운 미소와 손가락 하트 발사로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뤄낸 ‘팀 킴’의 작전 담당인 ‘스킵’ 김은정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

19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스웨덴 경기에서 7:6 승리로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 김은정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그는 어쩌다 컬링을 시작했을까? 김은정이 컬링과 처음 마주한 것은 ‘방과 후 활동’이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몇 해 앞두고, 당시 경북 의성여고에 다니던 김은정(28), 김영미(27)는 ‘방과 후 학습’으로 컬링을 택했다. 2006년 의성에 국내 최초 컬링 전용경기장이 생겼고, 선배들도 활동에 열심이었기 때문이다.

김영미는 당시 중학생이던 친동생 김경애(24)에게 “니도 하자”라며 섭외했고, 김경애는 친구가 필요하다 싶어, 교실 칠판에 ‘컬링할 사람 모집’이라고 적어 김선영(25)을 합류시켰다. 여기에 여고생 유망주인 김초희(22)가 2015년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팀 킴’이 완성됐다.

/ 온라인 커뮤니티

포커페이스가 무너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김은정은 경기 내내 날카로운 눈빛을 유지한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탓에 ‘로봇설’이 돌기도 했다. ‘영미야~’ ‘헐~’로 대표되는 작전지시를 할 때 아주 잠시 감정이 드러난다.

그런 김은정이 누리꾼을 ‘심쿵’하게 만든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바나나를 먹는 장면이다.

온 얼굴근육을 사용해 바나나를 맛있게 먹는 장면에 누리꾼은 ‘움짤’까지 만들며 크게 호응했다.

바나나를 오물오물 먹는 김은정. / 온라인 커뮤니티

■‘영미야’의 의미는? 김은정이 경기 중 목놓아 부르는 ‘영미’는 여자 컬링팀 리드(첫 번째로 스톤을 던지는 선수) 김영미의 이름이다. 리드는 다음 선수가 투구할 때 스위핑을 해 스톤을 움직이는 역할을 주로 한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스위핑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킵(주장) 김은정은 리드 김영미의 이름을 외치며 경기를 지시한다. 카랑카랑한 경상도 억양에 섞인 ‘영미야’는 국민 사이에서 하나의 밈(meme)이 됐다.

팬들은 김은정이 김영미의 이름을 부르는 방식에 따라 나름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영미~’는 ‘스위핑을 시작하라’는 의미이고, ‘영미야~’는 ‘스위핑을 멈추고 기다리라’는 뜻이라는 식이다. ‘영미야!’는 ‘더 빨리 스위핑을 하라’, ‘영미영미영미~’는 ‘더 이상 스위핑을 할 필요 없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한국 여자대표팀 스킵 김은정이 20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미국의 예선에서 큰 소리로 ‘영미’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정은 로봇 청소기 CF를 찍을 수 있을까? 현장 기자들은 여자 컬링대표팀 선수들이 긍정적인 기운을 공유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미 선수가 “빙판을 닦는 우리가 만약 메달을 딴다면 청소기 광고를 찍을 수 있을까”라고 하면 김은정 선수가 “요즘엔 로봇청소기가 나와 틀렸어”라고 썰렁한 농담을 주고받는 식이라고.

누리꾼들은 “‘영미! 먼지!’ 하는 콘셉트로 CF 찍으면 무조건 대박 난다”며 청소기 CF시안을 만들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하고 있다.

여자 컬링팀을 모델로 청소기 광고를 찍을 기업은 과연 어디일까. 사진은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영어 이름을 ‘애니’로 지은 이유는 뭘까? 여자 컬링 대표팀은 감독까지 모두 ‘김’씨여서 ‘팀 김’으로 통했다. 하지만 외국 선수와 중계진 등이 이름을 헷갈리는 상황이 생겼고, 이에 외국 선수와의 교류를 위해 ‘팀 김’은 영어 이름을 짓기로 결정했다.

마침 식사 중이던 당시 김은정은 아침식사로 먹던 요구르트 상표였던 ‘애니’(Annie)로 지었다.

팬케이크를 먹고 있던 김영미는 ‘팬케이크’(Pancake)가 됐고, 김선영은 계란 요리(Sunny side up)을 따라 ‘써니’(Sunny), 고기를 사랑하는 김경애는 ‘스테이크’(Steak), 막내 김초희는 과자 이름에 따온 ‘쵸쵸’(ChoCho)다.

/ 김은정 페이스북

■그녀의 특기는 컬링, 취미는 뭘까? 김은정은 건담 프라모델을 좋아하는 ‘건프라 덕후’다.

김은정은 지난 2013년 페이스북에 건담 프라모델인 ‘스트라이크 프리덤’을 완성하고 이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은정은 “총이 무려 2개나 된다, 합체할 수 있다”며 “너의 깨알같음에 반한 누냐아는 다른 건담 하나 더 장만할 생각 사라졌다. 너만 바라볼게”라고 적었다.

김영미가 댓글로 “ㅠ_ㅠ”라고 적자 “스트라이크프리덤이 태어난 역사적인 순간에 왜 우냐능?”이라고 적어 ‘덕후’임을 인증했다.

■“내다 내” 김은정의 트레이드 마크는 크고 둥근 안경이다. 만화 <슬램덩크>의 등장인물에서 차용한 ‘안경선배’라는 별명이 만들어진 계기이기도 하다.

그런 김은정이 안경을 벗은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되자 많은 누리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4강전에서 격돌한 일본 대표팀 주장 후지사와 사츠키는 23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은정의 미모를 언급하며 “김은정이 안경 벗은 걸 봤는데 정말 이뻤다. 정말 아름다웠다”면서 “미모에서는 내가 진 것 같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안경을 벗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그의 모습에 “안경 벗으시니 이미지가 완전 다르네” “보조개 엄청 매력적이다” “웃는 모습 볼 때마다 걸크러쉬”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도 “홍수현 닮았어” “솔라 느낌 있다” “평창 마마무인가” 등 닮은꼴 연예인을 찾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고독한 김은정방2’의 수많은 누리꾼이 대화명으로 ‘영미’를 선택했다. /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고독한 김은정방2’

■지금 누리꾼의 최대 ‘연관검색어’는 ‘영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휩쓴 ‘고독한’ 시리즈에 ‘고독한 김은정’도 합류했다.

김은정 선수의 사진이 올라오는 ‘고독한 김은정’방은 23일 5시 현재 ‘고독한 김은정4’까지 열렸다. 각 방마다 1000명이 제한인 이 곳에서는 무수히 많은 팬들이 사진을 공유하며 김은정을 연호 중이다.

이 중 가장 많은 대화명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영미’다. ‘0미’ ‘영미야’ ‘영미~’ 등 수많은 ‘영미’들이 있다. ‘영미로 개명할까’라는 대화명도 눈에 띈다.

그밖에 김초희 선수의 이름도 종종 눈에 띈다. 또 ‘라인 좋아’ ‘바나나’ ‘가야돼’ ‘기다려’ 등 주옥같은 유행어(?)를 대화명으로 설정해놓았다.

<윤진근 온라인 기자 yo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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