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同性) 교수의 성폭력, 그날의 기억' 한 성악가의 미투(#Me too)

전북CBS 김민성 기자 2018. 2. 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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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폭로 이후 미투(#Me too)운동이 각계각층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동성(同性) 교수에 의한 성폭력 피해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A 씨는 "글을 올린 뒤 B 교수가 전화해 '네가 올린 글 때문에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니 글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며 "10년 넘게 마음 고생한 사람에게 고작 하루 힘들다고 전화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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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환(가명) 씨와 A 교수가 나눈 문자. (사진=한 씨 제공)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폭로 이후 미투(#Me too)운동이 각계각층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동성(同性) 교수에 의한 성폭력 피해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성악가 A 씨는 도저히 지울 수 없는 10여 년 전의 상처를 최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털어놨다.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3일 A(30대.남) 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도 생생하게 각인돼 있다며 '그날의 기억'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성악가 A 씨는 20대 초반이던 지난 2007년 무렵, 군복무중 휴가를 나왔다가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B 교수의 집에서 열린 '제자 모임'에 참석했다.

밤이 깊어가고 하나 둘 자리를 뜨자 A 씨도 집에 갈 채비를 했다. 하지만 B 교수는 '너는 남으라'고 붙잡았다.

'따로 할 말이 있나 보다'라는 대수롭지 않은 생각에 A 씨는 자리에 앉았다. 다른 제자는 모두 떠나 둘 만 남게 되자 B 교수는 돌변했다.

'자고 가라'며 A 씨를 방으로 밀어 넣은 뒤 B 교수는 속옷 차림으로 나타났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몸이 굳어 있던 찰나, B 교수가 A 씨에게 달려들었다.

A 씨는 "B 교수는 나를 힘으로 제압한 뒤 B 억지로 키스를 했고, 옷을 모두 벗고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며 "정신을 차리고 방에서 뛰쳐나가려는데 다시 한 번 붙잡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B 교수와 왕래를 끊었지만 '그날의 기억'은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혼자만의 속앓이로 10년 넘게 A 씨를 괴롭혔다.

A 씨는 "너무 화가 나 당시 일주일간 잠을 자지 못했고, 오래 전 일인데도 지금도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B 교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도 싫다"고 울분을 토했다.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A 씨는 지난 21일 SNS를 통해 그날의 일들을 폭로했다. 그리고 10여 년 만에 다시 B 교수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A 씨는 "글을 올린 뒤 B 교수가 전화해 '네가 올린 글 때문에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니 글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며 "10년 넘게 마음 고생한 사람에게 고작 하루 힘들다고 전화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B 교수는 A 씨의 피해 주장에 대해 일부 사실은 인정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인했다.

B 교수는 "진학 문제로 고민하던 제자와 나란히 누워 대화를 하다 잠깐 껴안았더니 '부모님이 기다리셔서 가봐야 한다'고 말해 그냥 보냈다"며 "속옷을 벗었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이게 진실의 전부다"고 반박했다.

사건 이후 연락이 끊어진 것에 대해서는 "다른 선생을 찾아갔나보다 하고 지레 짐작했을 뿐 이 일 때문에 멀어졌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제자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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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김민성 기자] whalesh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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