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제거 공사 뒤에도 또 검출..개학 미뤄진 서울 인헌초등학교

노도현 기자 2018. 2. 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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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 인헌초 학교석면 문제 조사결과 발표 및 안전대책 마련 위한 긴급 공개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돼 개학을 미루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3일 관악구 인헌초 석면제거·해체 현장을 점검하고 학부모, 시민단체 관계자와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교육청이 발주한 석면제거 공사가 끝난 뒤에도 1급 발암물질인 백석면과 갈석면, 청석면이 검출됐다는 학부모 항의에 따른 것이다.

인헌초 학부모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 12일 교내에서 시료 32개를 채취해 선문대 석면환경센터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15개 시료에서 1∼4%의 석면이 나왔다. 한 교실에서 확보한 시료에서는 백석면보다 건강에 위험한 청석면과 갈석면이 검출됐다. 시교육청이 의뢰한 조사에서는 공기 중 석면농도가 기준치 미만으로 검출됐다.

현재 공사는 학부모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해 중단됐다. 학부모들은 개학에 맞춰 공사를 서둘러 마무리하지 말고 추가 공사 기간과 필요한 예산을 보장해달라고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인헌초에 청석면과 갈석면이 쓰인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공사의 토대가 된 2014년 시교육청 자료에는 천장재와 벽 등에 백석면만 쓰인 것으로 기록됐다. 시교육청과 학교 측은 학부모, 환경단체와 함께 공동조사를 하고 2∼3차 정밀청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개학을 연기하기로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안전이 학교 교육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학교를 폐쇄하거나 석면이 나온 교실들은 부분 폐쇄하는 방안 등을 폭넓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학교 석면안전대책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고려하고 다른 석면제거 학교들도 조사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석면은 단열성이 뛰어나고 외부 충격에도 잘 견디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건축자재, 보온재, 산업용 혼합재로 다양하게 사용됐다. 하지만 미세한 입자로 떠다니다 호흡기로 침투해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증(진폐증의 일종)을 일으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987년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한국은 2000년 갈석면과 청석면, 2009년 백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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