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아모레퍼시픽그룹 조사..3세 승계 과정 들여다볼 듯(종합)

김민석 기자,최경환 기자 2018. 2. 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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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업집단국 21일부터 5일간 '내부거래' 조사
오너일가 지분보유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주식증여 과정 등
서경배 회장©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최경환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부당지원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 회장의 그룹 보유지분이 과반 이상인 만큼 서 회장 장녀 서민정씨(26)에 대한 경영권 승계 과정 부분을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지배력을 승계하는 건 우리나라 대기업집단의 자녀 승계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모습이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1일부터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주요 계열사 7개사에 대해 조사관 23명을 투입해 내부거래를 조사 중이다. 예정된 조사 기간은 27일까지 5일간으로 이는 연장될 수 있다.

조사 대상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퍼시픽패키지, 퍼시픽글라스, 에스트라, 코스비전 등 7개사다.

이번 조사는 관련 신고를 받거나 정기적으로 벌이는 조사가 아니라 공정위가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벌이는 직권조사다. 공정위는 대주주 및 일가의 지분이 높으면 내부거래 등을 통한 사익 편취 등의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따로 기업집단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공정위는 "내부거래를 조사하기 위해 조사관들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 21일부터 공정위에서 조사를 하고 있고 성실히 임하겠다"며 "조사 대상과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화장품 만으로 7조원 규모의 자산을 일궈 낸 기업이다. 업계에선 유일하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주요 계열사도 모두 화장품 관련 업종으로 원료나 상품 등을 그룹내에서 유통하면서 내부거래가 높아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사업 관련 원재료·부재료·상품 등 총 매입액 중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이 75%에 달하는 점에서 혐의점을 갖고 부당지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민정씨가 3세 승계 과정을 밟고 있다. 민정씨는 서 회장으로부터 주식 증여를 받아 자기자본 없이 20대에 아모레퍼시픽그룹 2대 주주로 올라 주목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민정씨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율은 2.71%다. 서 회장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율은 51.16%,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58.88%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서 회장 보유 지분율은 9.08%,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42.58%다.

오너 일가의 높은 지분율과 더불어 서 회장이 11년 전 민정씨에게 증여한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20만1488주가 후계 승계 및 지배력 강화에 지속해서 활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를 증여받은 직후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당시 투자회사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 간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 참여해 보유 지분 중 55%(11만2437주)를 교환 신청했다.

이 때 얻은 아모레G 우선주 24만1271주는 10년 후 보통주 강제 전환 옵션을 통해 지난해 12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의결권 확보로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8만8940주는 2007년 3월 증여세를 물납하는데 활용됐다.

그리고 민정씨는 지난해 12월11일부터 1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남아 있던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1110주를 전량 처분하며 종가 기준 약 2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오너 일가가 지배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는지와 주식 증여를 통한 후계 승계에 문제가 없었는 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열사 중 총수일가가 지분을 직접 갖고 있는 회사는 3곳이다. 총수인 서경배 회장이 지분 10.72%를 보유한 아모레퍼시픽, 장녀인 민정씨가 지분을 보유한 이니스프리(18.18%) 에뛰드(19.52%) 등이다.

서 회장은 2012년 이니스프리 보통주 4만 4450주(18.18%)와 에뛰드 보통주 18만1580주(19.52%)를 민정씨에게 증여했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그룹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 중 하나로 아모레퍼시픽이 주력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한편 민정씨는 지난해 1월 아모레퍼시픽에 사원으로 입사했다가 MBA과정을 밟기 위해 6월말 퇴사한 후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유명 경영전문대학원(MBA) 장강상학원(CKGSB·長江商學院)으로 진학했다.

베이징에 위치한 장강상학원은 홍콩 청쿵(長江)실업 리카싱 회장이 2002년 11월 설립한 중국 최초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이다. CEO MBA 과정인 EMBA의 경우 1년 학비가 우리나라 돈으로 1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idea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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