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 NOW] 교향악단의 외국인 지휘자 사랑

김연주 2018. 2. 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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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에 러시아 지휘자 니콜라이 알렉세예프가 임명됐다.

3년 전 정명훈이 떠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장 공백은 두 외국인 수석 객원 지휘자 티에리 피셔와 마르쿠스 슈텐츠가 채우고 있다.

차기 예술감독 역시 서울시향을 거쳐간 외국인 지휘자가 가능성이 높다.

국내 유수 교향악단이 외국인 지휘자를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는 홍보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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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향 예술감독에 알렉세예프, 서울시향·경기필은 외국 객원지휘자
후광효과·격식없는 소통은 큰 장점..국내 체류 짧아 스킨십 부족 문제도
최근 울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에 러시아 지휘자 니콜라이 알렉세예프가 임명됐다. 1990년 창립한 이 교향악단 역사상 최초다. 3년 전 정명훈이 떠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장 공백은 두 외국인 수석 객원 지휘자 티에리 피셔와 마르쿠스 슈텐츠가 채우고 있다.

차기 예술감독 역시 서울시향을 거쳐간 외국인 지휘자가 가능성이 높다. KBS교향악단 음악감독도 미국 지휘자 요엘 레비다. 성시연이 퇴임한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올해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고 다니엘레 가티를 비롯한 해외 거장들을 객원 지휘자로 초대하기로 했다. 바야흐로 국내 교향악단의 외국인 지휘자 전성시대다.

국내 유수 교향악단이 외국인 지휘자를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는 홍보 효과다. 유명 지휘자가 지휘했다는 이력이 일종의 보증수표가 된다. 대표적으로 경기필은 세계 최고 지휘자로 손꼽히는 리카르도 무티와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당시 회당 1억5000만원에 가까운 거액의 지휘료로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정재훈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은 "적은 지휘료는 아니었지만 경기필은 그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며 "무티 이전에는 세계적인 지휘자들을 섭외하기 위해 경기필이 어떤 오케스트라인지 오랫동안 설명하고 설득해야 했지만 무티의 지휘 후 그런 과정이 필요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후광 효과도 만만치 않다.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이 서양이기 때문에 외국 지휘자는 긍정적인 인상을 준다.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는 "지휘자의 세계 무대 경험을 중시 여기는 풍토와 클래식이 서양 음악이라는 의식 때문인지 한국 관객들은 외국인 지휘자에 대해 높은 신뢰나 호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지휘자가 마땅치 않은 점도 있다. 특히 지휘자로서 리더십과 기량이 절정에 오른 50대 지휘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치용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한국에서 지휘 교육이 제대로 실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30·40대 젊은 지휘자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교향악단이 요구하는 리더십을 갖춘 50대 지휘자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했다.

20년 전만 해도 학부에 지휘과가 있는 대학은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유일했다. 또 한 클래식계 관계자는 "한국 지휘자는 학연이나 지연 등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 임명하는 데 부차적인 어려움이 있다. 반면 외국인 지휘자는 이로부터 자유로워 선호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단원들은 외국인 지휘자의 격식 없는 소통을 장점으로 꼽는다. 무티와 협연했던 정하나 경기필 제1악장은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외국인 지휘자들은 보다 유머러스한 분위기에서 단원들을 스스럼없이 대한다"고 회상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상임 지휘자라 해도 외국 지휘자들은 한국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정 예술감독은 "외국 지휘자들은 공연이 있을 때만 한국에 몇 주일 정도 머무르며 연습한다"고 설명했다. 황 칼럼니스트도 "한국에 머무는 국내 지휘자와 달리 외국인 지휘자는 스킨십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외국인 객원 지휘자 체제가 지속될 경우 몇 번의 연습 후 떠나버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오케스트라의 실력 저하 문제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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