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달군 지구촌 훈남들 .. 한국 팬들 "출국 막아" 열광

김효경 2018. 2. 23.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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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뜬 '평창소년단' 7인

세계 각국의 ‘훈남’ 스타들이 평창올림픽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개성 넘치고 뛰어난 실력까지 갖춘 이들은 겨울스포츠가 낯선 한국 팬들의 마음을 강탈하고 있다.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에도 뒤지지 않는 ‘평창소년단’을 소개한다. 인원은 방탄소년단과 똑같은 7명이다.

조나단 리로이드(프랑스·스키점프)

조나단 리로이드
조나단 리로이드 인스타그램 사진에 달린 한국인들의 응원 메시지
평창올림픽은 소셜미디어 올림픽이다. 전 세계 선수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는 조나단 리로이드(18)다. 리로이드는 1m85㎝, 69㎏의 패션모델 같은 몸에 조각 같은 얼굴까지 갖춰 단숨에 여심을 사로잡았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엔 한국어로 된 응원 문구가 대거 달렸다. 일부에선 리로이드의 ‘여권을 불태워서 돌아가지 못하게 하자, 출국을 금지시키자’는 농담이 돌 정도였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는 글에 ‘공감’을 누르기도 했다. 리로이드는 이번 대회에선 노멀힐 27위, 라지힐 45위에 그쳤지만 “첫 번째 올림픽을 마쳤다. 수많은 경험과 추억을 안고 돌아간다”고 소감을 남겼다.

존 헨리 크루거(미국·쇼트트랙)

존 헨리 크루거 소셜미디어 계정에 남겨진 한글과 크루거의 답.
여권이 불태워질 뻔한 선수는 한 명 더 있다. 미국 쇼트트랙 선수 존 헨리 크루거(23)다. 아폴로 안톤 오노-J.R.셀스키의 뒤를 잇는 차세대 주자다. 크루거는 2년 전 한국에서 훈련한 적도 있다. 쌍꺼풀 짙은 눈에 소년 같은 미소가 매력 포인트다. 크루거는 여권을 태우려는 한국인들의 요청에 응답하기도 했다. 그는 “제발 여권은 그만 태워달라. 한국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손가락 하트’ 사진을 공개하며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크루거는 남자 1000m 결승에서 2위에 올라 미국 쇼트트랙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리우 샤오린 산도르(헝가리·쇼트트랙)

리우 샤오린 산도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가장 많이 빼앗은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리우 샤오린 산도르(23)다. 중국인 아버지와 헝가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동생 리우 샤오앙(21)과 함께 평창올림픽에 출전했다. 경기 전 자신의 소개가 될 때 양쪽 눈썹을 손으로 쓱 만진 뒤 카메라를 보며 총을 쏘는 제스처를 해 ‘헝가리 윙크남’이란 별명도 얻었다. 1000m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들과 함께 넘어진 뒤에는 “한국 선수들을 넘어뜨려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영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 엘리스 크리스티(28)와 2년째 사귀고 있다. 산도르는 크리스티가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자 다정하게 위로하기도 했다. 22일 5000m 계주에서 산도르가 헝가리의 금메달을 따낸 뒤 가장 먼저 축하한 것도 크리스티였다.

피타 타우파토푸아(통가·크로스컨트리)

피타 타우파토푸아. [연합뉴스]
‘통가 근육남’, 이 한 마디로 설명되는 선수가 피타 타우파토푸아(25)다. 2016 리우 여름 올림픽에서 태권도 선수로 출전한 그는 하의만 입는 통가 전통의상을 입고 기수로 나섰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2016년 12월부터 크로스컨트리를 배운 그는 힘겹게 국제대회 포인트를 따내 평창까지 왔다. 타우파토푸아는 이번 개회식에서도 평창의 강추위를 이겨내고 상반신을 노출한 채 국기를 들어 큰 화제가 됐다. 15㎞ 프리 경기 성적은 119명 중 114위. ‘통가 근육남’의 등장은 이제 올림픽의 상징이 될 듯 하다. 그는 2020년 도쿄 여름 올림픽에선 수상 종목으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스피드스케이팅)

스벤 크라머. [로이터=연합뉴스]
스벤 크라머(32)는 빙속 강국 네덜란드에서는 ‘김연아’급 인기를 누리는 ‘장거리의 황제’다. 1m87㎝, 83㎏의 당당한 체구와 남자다운 외모 덕에 ‘휠라’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의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0 밴쿠버올림픽 1만m 경기에서 코치의 실수로 실격당해 이승훈에게 금메달을 내준 덕분에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불운도 그의 실력을 막지 못한다. 평창올림픽 5000m 금메달을 따내면서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윤성빈(한국·스켈레톤)

[포토]금메달 윤성빈
한국 선수 사상 최초로 썰매종목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24·강원도청)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다. 무뚝뚝한 말투와 함께 얼굴에 감정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금메달을 딴 뒤에도 무덤덤한 표정 때문에 “기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경기 때는 땀 범벅이 되기 때문에 얼굴이나 헤어 스타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무심한 성격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포인트를 준 게 특유의 ‘아이언맨’ 헬멧이다. 윤성빈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아이언맨’ 제작사와 감독도 큰 관심을 보여 화제가 됐다.

하뉴 유즈루(일본·피겨스케이팅)

하뉴 유즈루. [연합뉴스]
피겨 남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한 하뉴 유즈루(24)는 일본에서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스타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서도 하뉴가 가는 곳에 100여 명 가까운 취재진이 몰렸다. 하뉴는 순정만화에서 나온 것 같은 외모로 힘 있는 4회전 점프를 펼친다. 우아한 표현력은 남자 선수 중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림픽이 열리기 3개월 전 부상을 당했지만 당당히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하뉴는 “너무 만화 같아 나도 믿기지 않는다”며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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