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주 넘어져 눈물 흘린 임효준… 선수들의 뭉클한 행동 (사진)

입력:2018-02-23 01:00
수정:2018-02-23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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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서 넘어져 메달획득에 실패한 한국팀 선수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강릉=김지훈 기자

12년 만의 도전은 아쉽게 끝났다. 곽윤기(29·고양시청) 서이라(26·화성시청) 김도겸(25·스포츠토토), 임효준(22·한국체대)은 22일 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6분42초118의 기록으로 4팀 중 최하위에 그쳤다.

초반부터 1, 2위를 다투던 한국은 23바퀴를 남기고 임효준이 미끄러지면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후발 주자가 바톤 터치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선두그룹과 점점 격차가 벌어졌다. 결국 한국은 한 바퀴 이상 뒤쳐진 상태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임효준은 경기가 끝난 뒤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동료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곽윤기 등 다른 선수들이 다가와 “괜찮다”고 말했지만 임효준은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형들은 임효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곽윤기 서이라 김도겸은 임효준 곁으로 다가와 어깨를 감싸고 등을 두드리는 등 위로를 건넸다. 김도겸은 펜스에 기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임효준의 얼굴을 들어보인 뒤, 한참을 꼭 안아주기도 했다.




경기장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할 때도 선수들은 임효준을 챙기며 격려했다. 이런 선수들의 모습은 성적과 관계없이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경기 후 온라인에선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다”는 응원이 쏟아졌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임효준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올림픽 전부터 계주만큼은 금메달을 가져오자고 말했었다. 분위기도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그런데 내가 결선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임효준은 “형들이 괜찮다고 위로했지만 나는 그게 아니더라. 정말 미안하다. 더 속상하다”며 “이 계기로 다음 올림픽에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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