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팀워크'로 '평창 기적' 꿈꾸는 한국 봅슬레이

김지한 2018. 2. 2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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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메달권 한번도 못 들었던 남자 4인승
홈 트랙 이점에 단단한 팀워크로 올림픽 도전
연습 주행서 2위.."둘보다는 넷이다" 의지
22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오픈 4인승 3, 4차 공식 연습 주행에서 원윤종 서영우 김동현 전정린이 출발에 앞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2인승의 아쉬움을 털고, 4인승에서 기적의 질주를 꿈꾼다.

한국 남자 봅슬레이대표팀의 힘찬 질주가 다시 시작된다. 24일과 25일 이틀동안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을 치를 대표팀은 연습 주행에서 기분 좋은 성적을 냈다. 남자 2인승에 출전했던 원윤종(강원도청)과 서영우(경기연맹)를 비롯해 김동현, 전정린(이상 강원도청)이 추가된 4인승팀은 22일 열린 두 차례 공식 연습에서 모두 2위에 올랐다. 선수들도 모두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2인승에서 6위에 올랐던 원윤종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 털어버리고 새롭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에 나설 봅슬레이 남자 4인승 조합은 조종수 원윤종을 비롯해 푸시맨 서영우와 전정린, 브레이크맨 김동현이다. 그동안 남자 4인승은 남자 2인승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2016년 12월,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5위에 오르긴 했지만 독일, 캐나다, 러시아 등에 밀려 톱10에 오르기조차 쉽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1차 월드컵에서 11위, 2차 월드컵에서 10위에 오른 게 전부였다.

그런 대표팀이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이유는 홈 트랙 훈련 때문이다. 대표팀은 지난해 12월부터 평창올림픽 썰매 경기가 열릴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하루 6~8차례 주행 훈련을 했다. 다른 나라가 월드컵에 매진하는 사이에 한 번이라도 더 올림픽 트랙을 몸으로 익히는 데 주력했다. 이 기간에 남자 4인승이 팀을 새롭게 짜고 힘을 모았다.

3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타워콘도 사파이어홀에서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남자 봅슬레이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오제한, 원용종, 김동현,전정린,서영우. [평창=뉴스1]
원윤종-서영우와 남자 2인승 경쟁을 하던 김동현-전정린이 팀을 위해 먼저 결단을 내렸다. 월드컵에 계속 참가하면 2인승 올림픽 출전권을 딸 수 있었지만 4인승을 타기로 결정했다. 김동현은 “개인적인 욕심은 중요하지 않다. 2인승보다 4인승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고 확신해서 과감하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자 4인승에 출전한 경험도 있다. 전정린도 “2인승을 포기한 게 아니라 4인승을 위한 발판으로 생각했다. 우리가 힘을 더 합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서영우는 “월드컵을 다 뛰지 않고 온 만큼 책임감도 컸다. 그만큼 몸을 잘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훈련 성과가 이어지면서 대표팀에서도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용(40)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은 지난달 31일 미디어데이에서 “남자 4인승도 메달이 목표다. 금·은·동 어떤 것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서영우가 힘, 스피드 모두 좋은 만큼 전정린 다음으로 푸시맨 역할을 맡겼다. 김동현도 브레이크맨 경험이 있고,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 19일 끝난 남자 2인승 결과가 이들을 더 똘똘 뭉치게 했다. 서영우는 "많은 사람들이 2인승에 비해 4인승이 약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네 명이서 한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 지금 정도의 페이스면 시합에서도 100%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정린은 "다들 잊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으쌰으쌰'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오픈 4인승 3, 4차 공식 연습 주행에서 원윤종 서영우 김동현 전정린이 출발을 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4명이 혼연일체를 이뤄야 하는 봅슬레이 남자 4인승은 어떤 종목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그만큼 한국 봅슬레이는 단단해진 '팀 정신'으로 평창올림픽 폐막일인 25일 '기적의 질주'를 꿈꾼다. 김동현은 "둘보다는 넷이다. 우리 모두 함께 흘린 땀의 가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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