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올림픽 특수? '외국인 손님'에 울고 웃는 식당

김도훈 입력 2018. 2. 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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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창 동계 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가면서 그 관심도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 특수를 누렸을 것으로 예상된 경기장 인근 많은 식당들은 오히려 울상이라고 합니다.

무슨 사연인지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쇼트트랙과 컬링 등 빙상 종목 경기장으로 가는 관문, KTX 강릉역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14일째인 오늘(22일) 하루 수 만명이 오가는 KTX강릉역 대합실은 수많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인의 축제답게 수많은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데요.

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지금, 관광특수를 맞은 이곳 개최도시의 표정은 어떨지 지금부터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강릉지역 명물로 꼽히는 초당 두부마을입니다.

외국인은 아예 찾아볼 수 없습니다.

KTX를 이용한 당일일정이 늘어난데다 차량 2부제까지 실시되며 내국인들의 발걸음도 오히려 줄었습니다.

[초당 두부마을 관계자 : 못하죠. 기대한 거에 한 50% 밖에 안 돼요. 지난주 토요일은 아예 없었어요. 차량 2부제 때문에…]

경포대 해변 횟집거리는 더 심각합니다.

강릉시에 따르면 평균 매출이 70% 이상 하락했습니다.

해변을 따라 기념사진을 남기며 수조에 담긴 각종 해산물을 신기한듯 구경만 할뿐, 정작 횟집을 찾는 외국인 손님은 많지 않습니다.

[강릉시청 관계자 : (외국인들에게) 좀 낯선 메뉴고요. '장사가 안된다' 라기보다는 올림픽과 관련해 특수의 개념을 못 느낀다는 거고, 대체적으로 올림픽 기대치가 많이 높았던 거예요.]

빙상 경기장이 밀집해 있는 올림픽파크 주변 도로는 이렇게 보안구역으로 설정되면서 사전 허가 없이는 차량출입이 통제된 상황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역 안에 있는 점포들은 올림픽 특수는 고사하고 매출급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개막에 맞춰 식재료까지 넉넉히 준비해뒀지만 손님이 끊기면서 준비해둔 음식도 모두 버려야할 처지입니다.

[못 먹어요. 쉬어버린 거야. 식초가 되어 버린 거야. 오는데 다 막아놨잖아요. 다섯 군데를 거쳐서 오니까 못 오는거야.]

상인들의 항의에 강릉시는 닷새동안 시청 구내식당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지역상권 활성화에 나섰습니다.

전통 음식들이 외면받는 것과 달리, 고깃집과 치킨집은 외국인 손님들로 대기 시간만 1시간에 이릅니다.

[식당 관계자 : 미국이나 유럽 쪽 분들이 많이 오시고 삼겹살 주로 많이 드시고, 거의 뭐 매일 오셔서 드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초저녁 시간만 돼도 이곳 거리는 외국인들과 올림픽 관계자들로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삼겹살을 파는 한 식당을 보면요.

이미 발디딜 틈 없이 만석인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식당 곳곳에는 외국인 손님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권 외국인들로 해장국 등 국물 요리 식당도 예상치 못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식당 관계자 : 평상시보다 2배 정도는 늘었죠. 주로 일본 분들하고 중국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는데, 단골도 생겼어요.]

전통 음식점들과 달리 사전에 외국어 메뉴판도 준비되지 않은 시장 먹거리도 인기입니다.

[샤론 로/미국인 관광객 : 어제저녁 함께 먹은 사람에게 들었어요. 정말 맛있네요. 호떡이 정말 맛있다고 알려줬어요.]

반면 강원도가 올림픽을 겨냥해 전통 음식 위주로 개발한 '2018 특선메뉴'는 130여 개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대부분 외면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관할 지자체와 조직위가 제대로 된 수요 파악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 세계 90여 개국이 참가한 동계올림픽 폐막이 이제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올림픽이 침체 위기인 우리 관광산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위해서는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해보입니다.

(인턴기자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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