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꼼수 대왕' GM, 부평공장 땅값만 1조8000억원 이상 알짜배기

임해중 기자 입력 2018.02.22. 18:07 수정 2018.02.2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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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시설 포함하면 최소 2조6000억 이상 추정
부평공장 담보설정권 요구, 차입금 전액회수해도 남는 장사
부평공장 건축물 대장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GM이 한국지엠(GM)에게 빌려준 돈 7200억원에 대한 담보설정을 요청한 부평공장의 공시지가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평구청 4거리와 부평역이 가까운 해당 공장은 개발가치가 상당한 알짜배기 땅으로 꼽힌다. 매물로 나올 경우 땅값만 1조8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추산된다. 건물과 시설까지 더할 경우 부평공장 가치는 2조6000억원을 넘어선다는 분석이다.

GM으로선 땅값만 받아도 한국지엠에 빌려준 자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옛 대우자동차 인수자금을 한국지엠에 떠넘긴 GM이 막판까지 꼼수에 꼼수를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부평공장 땅값, 공시지가만 1조원 웃돌아…실가격 2조원대 추정

부평공장 건축물 대장

22일 한국지엠의 부평공장 건축물대장을 분석한 결과 해당 공장의 대지규모는 총 89만3307㎡다. 등록 필지는 대표 지번인 부평 청천동 199외 9곳을 더해 총 10개다.

해당 필지의 개별공시지가는 지난해 기준 ㎡당 117만1000원이다. 이를 곱한 10개 필지의 총 공시지가는 1조460여억원가량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평지역 공장 땅의 실거래가율을 50% 안팎으로 본다. 실거래가율은 실제 거래가격에서 공시지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공시지가가 1조원이라면 해당 부지의 실제 매물가격은 2조원대로 추정할 수 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땅값만 1조8000억원대를 오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 부평공장 시설 자산도 상당, 매각하면 막대한 이익

건물과 시설까지 더하면 부평공장의 실제 가치가 2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80년대 중반에 완공된 부평공장 건축물은 심한 노후화로 가치가 크지 않다. 핵심 자산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기계장치 등 설비다.

2016년 기준 한국지엠이 보유한 기계장치(1조1227억원), 특수공구(6598억원) 등 설비 자산가치는 1조7900억원가량이다. 감가상각이 반영된 값으로 여기에는 부평, 군산, 창원공장 등의 설비시설이 모두 포함됐다.

정확한 가치산정을 위해선 설비 및 시설 등에 대한 실사가 필요하지만 각 공장의 생산능력을 토대로 개략적인 가늠은 가능하다.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의 생산능력은 각각 연간 44만대, 21만대 규모다.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의 생산능력은 27만대였다. 한국지엠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의 48%는 부평공장이 차지했다. 이를 감안한 부평공장에 배치된 생산설비 가치는 1조7900억원의 48%인 8592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단순 산술 값이나 부평공장의 생산설비 가치가 그만큼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땅값에 이를 더한 부평공장의 가치는 2조6000억원 이상이다.

GM(GM 홀딩스)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지엠에 빌려준 2조4033억원을 회수하고도 남는 돈이다. 더욱이 GM은 지난달 한국지엠으로부터 만기도래한 차입금 4000여억원을 받아간 바 있다.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더라도 부평공장 생산라인을 창원으로 통·폐합하고 부지 및 설비만 팔아도 GM 입장에서는 막대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 "7200억원 차입금에 조 단위 담보권 요청", 꼼수에 꼼수

부평공장 등기부등본

GM의 꼼수는 한국지엠에 빌려준 7200여억원에 대한 담보로 조 단위의 가치를 가진 부평공장 처분권을 달라고 요청한 점부터 드러난다. 부평공장 가치가 해당 채권금액의 4배를 웃도는데 이를 담보로 설정해달라고 요구했다.

GM이 부평공장 담보권을 가져가면 한국지엠이 파산했을 경우 채권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가진다. 부평공장 등기부등본의 권리관계는 깨끗하다. 담보권만 받아내면 한국지엠이 청산해도 빚잔치를 통해 빌려준 차입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

본사 차입금의 성격도 따져봐야 한다. 2012년과 2013년 GM으로부터 차입한 금액 중 1조4905억원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지엠 상환우선주를(28만7914주)를 되사는데 쓰였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이나 기업이 해산할 경우 잔여재산의 분배 등에서 우선권을 갖는 주식을 말한다. 크게 전환우선주와 상환우선주로 나뉜다. 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해 주식성격이 짙다.

반면 상환우선주는 상환을 전제로 발행되기 때문에 만기가 있다. 발행회사가 만기 때 이를 반드시 되사야만 하는 일종의 부채다. 한국지엠이 사들인 우선주가 이에 해당된다. 해당 우선주는 GM이 옛 대우차 인수 당시 2억달러를 출자한 산업은행에 보통주와 함께 지급한 주식이다.

다시 말해 GM 본사는 돈을 빌려줘 한국지엠에게 우선주를 되사게 함으로써, 자신이 대우차 인수시 투입했던 비용 부담을 한국지엠에 떠넘겼다. 대우차 인수부담을 털어버리는 한편 한국지엠에게서는 이자를 받는 불공정한 거래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달 4000여억원을 회수한데 이어 다시 부평공장의 담보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GM이 꼼수에 꼼수를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일 뿐만 아니라 GM이 과연 한국에서 사업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haezung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