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21대 모아 직경 5000km 전파 망원경 만든다

오가희 기자 2018. 2. 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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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꼭대기에서 서울 한복판에 놓인 동전의 글씨를 읽을 수 있는 전파망원경망이 만들어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동아시아 지역 전파망원경 21대를 연결해 직경 수천km 크기에 해당하는 전파망원경 시스템,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EAVN, East Asian VLBI Network)'을 구축한다고 22일 밝혔다.

예를 들어 전파 망원경 두 대가 300km 떨어져 있고, 둘이 VLBI를 만든다면 300km 직경 전파 망원경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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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꼭대기에서 서울 한복판에 놓인 동전의 글씨를 읽을 수 있는 전파망원경망이 만들어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동아시아 지역 전파망원경 21대를 연결해 직경 수천km 크기에 해당하는 전파망원경 시스템,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EAVN, East Asian VLBI Network)’을 구축한다고 22일 밝혔다.

망원경은 광학이나 전파 망원경 등 종류와 상관없이 직경이 클수록 성능이 좋다. 직경이 크면 클수록 미세한 빛도 받아들여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간을 차지하는 문제가 있어 망원경을 무작정 크게 만들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만든 망원경 중 가장 크기가 큰 것은 중국이 2016년 완성한 직경 500m 톈옌(天眼) 전파 망원경이다.

단일 망원경으로 관측이 어려운 천체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er)를 이용하면 관측할 수 있다. VLBI는 서로 다른 전파 망원경이 동시에 같은 천체를 관측하는 기술이다. 두 전파 망원경이 떨어진 거리가 단일 망원경의 직경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예를 들어 전파 망원경 두 대가 300km 떨어져 있고, 둘이 VLBI를 만든다면 300km 직경 전파 망원경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각 나라에서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전파 망원경으로 VLBI 관측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과 울산, 제주에 지름 21m 전파 망원경을 배치하고, 각 망원경을 연결해 거리 305~478km 급의 전파 망원경 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는 이 규모를 동아시아로 늘렸다. 일본의 VERA 관측망, 중국의 CVN 관측망 등 3개국 21개 망원경을 연결한다. 최소 6km에서 최대 거리가 5000km까지 나오는 거대 관측망이다. 미국의 VLBA나 유럽의 EVN에 필적하는 성능을 가진다. 현재 가동 준비 중이며 하반기에 초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추후 중국 신장의 110m 망원경이나 태국의 TVN이 추가되면 성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AVN의 지리적 분포. 망원 경 사이의 거리는 가장 짧게는 6km, 최대 5000km 까지 떨어져있다. 가장 높은 해상도로 볼 경우 한라산 꼭대기에서 서울에 있는 동전 속 글씨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해능을 갖는다. (출처: Nature Astronomy)

21개나 되는 망원경을 다양하게 조합하고, 2.3GHz에서 43GHz까지 다양한 주파수에서 작동할 수 있어 우주 탐사와 추적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특히 천체에서 나오는 전파의 일종인 메이저 신호나 초신성‧감마선 폭발처럼 변화가 빠른 천체를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다. 또 초대형 블랙홀이 방출하는 제트 현상을 관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은 “동아시아 연구자들은 지난 수년간 EAVN 구성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동아시아의 자원과 전문성을 모아 연구 역량을 극대화 하고, 지속가능한 운영 체계를 만들어 국제 협력 연구 사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제협력 연구와 관련된 연구는 네이처 애스트로노미 2월호에 게재됐다.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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