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논란' 이윤택·오태석 개정판 연극 교과서에서 빠진다

박정환 기자 2018. 2. 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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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전문교과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 일동은 최근 성폭력 논란에 일으킨 이윤택 오태석 연출가를 연극분야 3개 과목 '연극의 이해' '연기' '연극 감상과 비평'에서 삭제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집필진들은 "집필자들의 보람과 희망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참담한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며 "약자에 대한 강자의 억압과 범죄적 폭력이 만연했던 창작 현장은 비록 일부라 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연극 예술 전체의 가치를 크게 훼손시킬 위험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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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 스튜디오에서 성추행 논란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연출가는 "연희단 거리패 단원들이 문제 제기하고 항의했고 거기에 대해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번번히 제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이런 악순환이 오랫동안 계속됐다"며, "여기에 대해 응당 어떤 벌도 받겠다"고 밝혔다. 2018.2.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전문교과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 일동은 최근 성폭력 논란에 일으킨 이윤택 오태석 연출가를 연극분야 3개 과목 ‘연극의 이해’ ‘연기’ ‘연극 감상과 비평’에서 삭제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집필진들은 "집필자들의 보람과 희망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참담한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며 "약자에 대한 강자의 억압과 범죄적 폭력이 만연했던 창작 현장은 비록 일부라 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연극 예술 전체의 가치를 크게 훼손시킬 위험이 크다"고 했다.

이들은 또 "문제의 인물들과 그들이 주도한 작품들이 교과서에 실려 배포까지 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집필자들로서 느끼는 절망과 우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도 했다. 교과서 집필자 중 하나인 오세곤 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빠질 사람은) 오태석과 이윤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배포된 연극 교과서에선 이윤택과 오태석의 작품이 실려 있지만, 내년 개정판부터는 이들의 작품이 빠질 예정이다. 집필진들은 "이번 사태에 대하여 현재 교육 당국의 입장은 이미 배포까지 마친 상태이므로 올해 당장 수정은 어렵지만 내년 사용할 교과서는 문제의 작가들과 작품들을 삭제한 개정판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출가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 뉴스1 DB © News1

다음은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전문교과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들의 입장 전문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전문교과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들의 입장>

예술은 폭력을 용인하지 않는다. 예술의 아름다움은 작품 창작의 결과만이 아닌 과정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부당한 권력과 폭력이 결부된 창작은 결코 예술로 인정할 수 없다.

연극은 협동예술이다. 여럿이 할 일을 나누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연극의 집단성은 높은 교육적 효능의 원천이다. 2018년 1학기부터 ‘연극’이 고등학교 보통교과 일반선택 과목으로 들어간 것도 바로 이러한 협력의 과정을 중시한 결과이다.

2015년 9월 개정 교육과정 발표 후 교육부의 교과서 개발 계획에 2018년 사용을 목표로 전문교과 ‘연극’ 분야 중 3개 과목(‘연극의 이해’, ‘연기’, ‘연극 감상과 비평’)이 포함되었고 현재까지 집필, 편집, 인쇄, 배포가 완료된 상태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 집필자들의 보람과 희망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참담한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상호대등의 건전한 협력 관계가 아닌 약자에 대한 강자의 억압과 범죄적 폭력이 만연했던 창작 현장은 비록 일부라 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연극 예술 전체의 가치를 크게 훼손시킬 위험이 크다. 더욱이 그런 문제의 인물들과 그들이 주도한 작품들이 교과서에 실려 배포까지 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집필자들로서 느끼는 절망과 우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 사태에 대하여 현재 교육 당국의 입장은 이미 배포까지 마친 상태이므로 올해 당장 수정은 어렵지만 내년 사용할 교과서는 문제의 작가들과 작품들을 삭제한 개정판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필진들은 교육적 차원의 고려를 최우선시 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며, 당국의 조처와 별도로라도 담당 교사들을 파악하여 협조를 요청하고 정오(正誤) 수정이 담긴 간지(間紙)와 참고할 교육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어떤 조처를 취한다 해도 교육적으로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 집필진 일동은 대오각성(大悟覺醒)하고 예술은 창작하는 이들의 인성과 가치관까지 포함하는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그 가치와 명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까지 포함하여 연극 예술의 건강한 본질과 가치를 교육적으로 올바르게 전달하고자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2018년 2월 22일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전문교과 ‘연극’ 분야 교과서 집필진 일동 김대현, 김선애, 백인식, 오세곤, 오은진, 유덕권, 이연심, 이정환, 이혜경, 장선연, (이상 10인 가나다순)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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