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3년8개월만에 하락

구리·다산 등 풍부한 입주량 영향
매매가격도 강남권 중심으로 둔화

[서울경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3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한편 정부의 규제에 따른 재건축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 둔화는 계속되고 있다.

22일 한국감정원이 2월 둘째 주(1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 전셋값이 전주 대비 0.02%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6월 첫째 주 이후 193주 만에 처음이다.

특히 서울 송파(-0.14%), 서초(-0.21%), 강남(-0.13%), 강동(-0.08%)구 강남 4구 전셋값이 인근 하남 미사 등 인근 수도권 신도시 입주와 설 연휴, 재건축 대상 등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전세 수요 감소 등의 이유가 겹치며 일제히 하락했다. 비강남권도 대체로 보합세인 가운데 노원구의 전셋값이 0.03% 떨어졌다. 인근 구리 갈매지구와 다산신도시 등의 입주량이 풍부해 강북권의 전세 수요가 이들 신도시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감정원의 한 관계자는 “이주를 앞두고 있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전셋값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 하락의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03% 하락하며 약세가 지속됐다. 입주 물량이 풍부한 경기(-0.03%), 충남(-0.15%)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편 서울 아파트 상승세도 5주 연속 둔화됐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22%가 올라 전주보다 0.0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단기급증에 따른 피로감, 재건축 시장 불확실성, 설 연휴 등으로 강북권과 강남권 모두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구는 이번주 0.23%가 올라 전주 0.43%보다 상승 폭이 떨어졌으며 이는 서초구(0.18%)도 마찬가지였다. 송파구는 전주와 동일한 0.38%를 기록했다. 강동구도 전주 0.71%를 나타냈으나 이번주에는 0.36% 상승에 그쳤다.

광진·용산·마포 등 강북 지역도 상승률은 전주보다 떨어졌지만 강세를 이어갔다. 용산구는 이촌동 통합 리모델링 추진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광진구도 0.5%가 오르며 전주에 이어 강세가 지속됐다.

수도권에서는 그동안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과천시의 상승률이 0.41%를 기록하며 전주(0.97%)보다는 축소됐다. 분당도 전주(0.82%)에 비해 상승률이 0.69%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세를 나타냈다.

지방은 이전 주에도 0.04% 하락하며 올 들어 0.42%의 누적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구는 수성·남구 위주로 소폭 상승했으나 세종시·제주 등은 신규 공급 증가 등으로 하락 전환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