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 판사' 천종호 판사 8년만에 소년법정 떠난다

부산CBS 박중석 기자 2018. 2. 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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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 판사', '소년범의 대부'로 알려진 천종호(56·사법연수원 26기)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가 8년간의 소년법정 생활을 마무리하고 일반 법정으로 돌아간다.

천 판사는 "소년 재판을 계속 하고 싶다고 신청했으나 희망과 달리 생각지도 않은 부산지법으로 발령났다"며 "8년간 가슴에 품은 아이들을 더는 만날 수가 없어 지난 일주일간 잠 한숨 못 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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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호 판사.(자료사진)
'호통 판사', '소년범의 대부'로 알려진 천종호(56·사법연수원 26기)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가 8년간의 소년법정 생활을 마무리하고 일반 법정으로 돌아간다.

천 판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부산가정법원에서 부산지법으로 발령 받은 이번 인사와 관련한 소회를 남겼다.

천 판사는 "소년 재판을 계속 하고 싶다고 신청했으나 희망과 달리 생각지도 않은 부산지법으로 발령났다"며 "8년간 가슴에 품은 아이들을 더는 만날 수가 없어 지난 일주일간 잠 한숨 못 잤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국정감사 때 법관 퇴직 때까지 소년보호재판만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고 죄송하다"며 "이렇게 약속한 것은 법조인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년재판을 계속하더라도 특혜를 누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천 판사는 "소년보호 재판은 우리나라 재판에서 가장 후진적인 영역이고 지방은 사정이 더욱 열악했다"며 "6시간 동안 100명을, 1명 당 고작 3분밖에 안되는 '컵라면 재판'을 해야 해 아이들은 법정에서 아무런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열악한 재판 환경뿐만 아니라 선거권이 없다는 이유로 천박하게 취급되며 아무도 입장을 대변해주지 않는 비행 청소년에 대한 국가와 사회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며 "아이들의 대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품었으나 결국 이렇게 떠나게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천 판사는 끝으로 "8년째 소년재판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많은 분께 머리 숙여 감사하고 앞으로도 소통의 끈을 끊지 않고 아이들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창원지법에서 처음 소년재판을 맡은 천 판사는 3년 뒤 전문법관을 신청해 부산가정법원에서 5년째 소년재판을 담당해왔다.

천 판사는 비행청소년에게 소년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10호처분을 많이 선고하면서도 호통과 함께 진심어린 마음으로 아이들을 감싸 안는 모습을 보여줘 소년범의 대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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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중석 기자] js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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