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중국의 '귀성 풍속도'까지 바꿨다

유효정 중국 전문기자 2018. 2. 2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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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에 안면인식부터 VR, IoT까지 완벽 적용

(지디넷코리아=유효정 중국 전문기자)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가 21일로 마무리됐다. 고향을 떠났던 중국인들도 속속 일상에 복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설날과 마찬가지로 춘제는 중국인들에겐 고향과 가족을 떠올리는 정감어린 명절이다. 하지만 올해는 인공지능(AI)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귀향을 도왔다는 점에서 예전 춘제와 사뭇 달랐다.

중국 언론 쯔뚱시에 따르면 안면인식과 로봇 등 AI 기술이 동원된 중국의 춘제가 많은 이의 일상에 깊이 파고들었다.

귀향의 출발점인 기차역부터 예전과는 확 달라졌다. 2011년 6월 이래 중국은 기차표 구매에 '실명제'를 적용하고 있다. 신분증이 기차를 타는 중요한 인증 조건이었다. 예매한 표를 받을 때도 신분증이 필요할뿐 아니라 역에 들어설 때 부터 신분을 증명해야 한다.

과거에는 역 입구에 신분증을 검사하는 행렬로 붐비고 우왕좌왕하다 신분증을 잃어버리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런 혼란과 걱정이 사라졌다.

선양 북역, 장춘역 등에 설치된 '임시 신분증 셀프 재발급기' 덕분이다. 빠르면 10초 내에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준다. 이 기기는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빠르게 본인 확인을 해준다. 충칭 등 지역에서는 경찰이 직접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준다. 이렇게 인쇄된 임시 신분증으로 창구에서 표를 살 수 있을뿐 아니라 역을 통과해 기차에 탈 수 있다.

이 임시 신분증 셀프 재발급기는 안면인식 기술과 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의 결합체다. 신분증 번호를 입력하고 카메라 앞에 서서 안면을 인식하면 식별을 마치고 바로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준다. 과거에는 신청 후 3일이 소요됐던 일이다.

안면인식으로 임시 신분증을 발급받는 중국인 (사진=쯔뚱시)
안면인식 선글라스로 도주범을 찾아내는 중국 경찰 (사진=쯔뚱시)

기차표 검사는 무인화됐다. 신분증을 발급받아 역사로 들어가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정저우, 시안, 타이위안, 우한 등 도시에서 이미 안면인식 검표 시스템이 적용됐다. 간쑤성 란저우시의 경우 공항에서도 안면인식 등록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 안면인식이 기존 검표 방식 보다 훨씬 빠르지만 올해의 경우 아직 작동 방법을 모르는 이들로 인해 다소 지체된 면이 있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 기차표부터 보안검사까지 전부 무인화

역에 들어서면 짐 검사를 해야하는데 이 보안 검사도 무인화됐다. 과거에는 보안 검사를 위해 사람이 직접 5~10초간 짐을 스캔했다. 이 시간은 사람이 붐비는 기차역에서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하지만 AI 기술의 도입을 통한 무인화로 이제 짐 검사가 2~3초 내에 끝난다. 이 무인 보안 검사는 정확하게 짐의 정보와 이미지 등을 판별해내며 식별률이 매우 높다. '보안 검사문'을 지나면 디스플레이에 위험 물품 혹은 위반 물품이 몸의 어디에 있는지 위치까지 정확히 보여준다. 이같은 위험 물품이 발견된 경우 담당자가와서 이를 처리한다.

로봇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전까지는 보안 검사가 끝나고 역사에서 어지러운 화면과 방송 등으로 인해 결국 직원을 찾아 물어봐야할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각 역에 직원의 업무를 대신하는 서비스 로봇이 설치돼 24시간 상담을 해준다.

이 로봇은 안면인식 기능을 갖춰 질문하는 이의 얼굴을 판별해내며 음성 상담도 가능하다. 올해 타이위안과 인촨 등지에 이 로봇이 적용됐다.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게이트, 열차 배차 시간, 더 나아가 역사 주변에 관한 정보 등도 알려준다. 인촨에는 역내 가상현실(VR) 네비게이션도 설치돼 여행객들이 역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광저우, 선전, 닝보, 지난, 항저우 동역과 칭다오 북역 등에 로봇이 설치됐다.

무엇보다 많은 관심을 끈 것은 춘제기간 기차역에서 중국 경찰이 사용한 안면인식 선글라스다. 이번 춘제기간 정저우 경찰은 정저우 동역의 4개 입구에서 이 선글라스를 쓰고 용의자와 도주자 등을 검거했다.

카메라가 달린 이 선글라스가 수많은 데이터를 연계해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예컨대 용의자의 이름, 민족, 성별, 주소, 호텔,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상황 등 자료까지 망라하며 이를 통해 도주범을 잡을 수 있다. 중국 경찰은 유괴범 등 중대형 사건에 관련된 7명의 도주범을 검거했으며 신분증을 위조한 26명을 찾아내기도 했다. 약 0.1초 만에 수 만 명의 데이터를 검색해 목표물을 찾아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춘제에는 화장실도 달랐다. 상하이 훙챠오 역 화장실에는 빈칸을 보여주는 '화장실 안내 시스템'이 설치됐다.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화장실 내의 센서가 사람을 인지하며, 입구에서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람이 없는 칸을 알려준다. 사용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으며 큰 짐을 들고 화장실 안에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청소하는 이들도 이 정보로 청소를 할 수 있다.

유효정 중국 전문기자(hjyo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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