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 클라우드, '268조원 금고' 연다

박흥순 기자 2018. 2. 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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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특히 2011년을 전후해 스마트폰이 대중에게 확산되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가능해졌다. 전문가들은 IT시대가 지나고 데이터기술(DT)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수많은 데이터가 우리의 삶을 서서히 바꾸고 있다. 의사들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의 질병을 예측하고 인터넷 쇼핑몰은 소비자의 취향을 미리 파악, 흥미로운 상품을 제안한다. 이런 상황이 가능해진 이유는 ‘클라우드’라 불리는 기술이 등장하면서다. 혜성처럼 등장한 클라우드는 2·3차 산업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2016년 2092억달러(약 227조1493억원)에서 지난해 18% 성장한 2468억달러(약 267조9754억원)로 추정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규모도 지난해 4조29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성장했으며 2020년 7조2000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

클라우드는 쉽게 말해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사용자의 PC가 아닌 서버에 저장하고 노트북, 스마트폰 등 각종 기기에서 접근·이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은행’으로 정의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처럼 오늘날에는 클라우드업체로부터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임대한다. 자본주의의 총아가 자본이 몰리는 은행이었다면 정보화·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는 정보와 데이터가 밀집되는 클라우드인 셈이다.

과거 클라우드가 활성화되기 전 기업들이 앱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했다. 속도도 더디고 비용, 시간, 인력 등 많은 자원이 소모됐다.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도입한 후 빠르고 유연하게 시장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유튜브를 창업한 스티브 첸은 “과거에는 서버를 확충하려면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3주 전에 주문을 넣어야 했다”며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1시간 만에 서버를 늘리고 줄일 수 있다”고 클라우드의 장점을 피력했다.

클라우드는 크게 ▲인프라형(IaaS) ▲플랫폼형(PaaS) ▲소프트웨어형(SaaS)으로 구분된다. 인프라형은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만 빌리는 것이고 플랫폼형은 인프라와 미들웨어, 런타임 등 개발도구도 함께 빌리는 것이다. 소프트웨어형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을 전부 빌려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IaaS의 대표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PaaS는 구글 앱 엔진, SaaS는 드롭박스, MS오피스365 등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비교. /자료=마이크로소프트

◆‘혈투’ 펼치는 글로벌 톱티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은 클라우드시장 공략에 혈안이 횄다. 이들은 수년 전부터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새로운 산업의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업계에서는 MS와 아마존을 최강자로 구분하며 구글, IBM을 도전자로 분류한다.

MS는 그중 최강자로 꼽힌다. MS는 플랫폼형과 소프트웨어형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 MS는 애저(인프라형 서비스+플랫폼형 서비스), 오피스365(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형 서비스), 다이나믹스365(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반의 CRM/ERP), 코타나 애널리틱스(인공지능 분석) 등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의 조사결과 MS는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 당분간 무난히 1위 수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AWS를 앞세워 인프라형 시장에서 맹위를 떨친다. 올해 13년째를 맞이한 AWS는 전세계에 ‘리전’을 설치하며 서비스지역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6년 1월에는 서울에도 리전을 개시하고 고객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KBS, 신한금융지주, 네오위즈, 고려대학교 등 전 영역에 걸쳐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린 결과 현재 국내시장에서 MS, 구글, IBM을 합한 것보다 5배 큰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구글은 세계 최대규모의 인프라와 서비스 기술을 갖춘 도전자로 최근 그 기술을 모두 공개하면서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은 제자리걸음

글로벌 공룡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두고 패권을 다투는 형국이지만 국내 기업들은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5년 정부가 ‘클라우드컴퓨팅법’을 제정하고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성과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분석에 따르면 MS, 아마존, 구글, IBM 4개 기업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가 1만6624개에 이르는 데 비해 통신사를 비롯한 국내 클라우드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수는 221개에 그친다.

서비스의 질도 낮다. MS 등 클라우드 4개사는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 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을 클라우드에 적용,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IBM의 경우 197가지의 서비스를 고를 수 있어 고객유치가 수월한 편이다. 반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본 인프라 제공에 그치며 서비스의 종류도 40여가지 밖에 없다. 가격도 글로벌 기업보다 최대 45% 비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클라우드시장의 주도권은 완전히 글로벌 기업으로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뒤처진 국내 클라우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육성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준성 카이스트 교수는 “해외기업과 한국기업의 원가 차이는 대략 1000배쯤 난다”며 “이 점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정부 차원에서 산업 육성 정책을 고민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클라우드는 SW산업이고 여기서 경쟁력을 잃어버리면 우리 클라우드의 미래는 없다”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8호(2018년 2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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