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가는 朴·安 '주적' 진실공방

朴 "安, 바른미래 주적 文·與라 말해" / 바른미래 "朴, 허위사실 유포" 고발 / 민평당 "MB·朴정부 행태와 닮아"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민주평화당 박지원(사진) 의원이 21일 ‘주적’ 발언을 놓고 법적 공방에 돌입하게 됐다. 박 의원은 지난 19일 안 전 대표가 남경필 경기지사를 만나 바른미래당의 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지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박지원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다”는 입장문을 김철근 대변인 명의로 내고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명백한 허위”라며 “박 의원은 허위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안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이 마치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주적으로 표방해 편가르기식 정치를 지향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악의적 의도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전 남 지사의 바른정당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만났고, 남 지사의 자유한국당 복당 이후 대화를 나눈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바른미래당과 안 전 대표의 명예를 실추시킨 박지원 의원에 대해 엄중한 수사·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평당 최경환 대변인은 서면논평을 내고 “고발장을 들고 호들갑을 떨어도 보수야합 본색은 감출 수 없다”고 맞받았다. 최 대변인은 “보수야합당답게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에서 박지원 의원을 잡아넣으려 했던 것과 똑같은 행태”라며 “닮을 것이 없어서 이런 못된 것까지 닮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안철수와 남경필 두 사람의 만남을 알고 있는 제삼자로부터 직접 들었던 사실을 전했을 뿐”이라며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지도부도 안 전 대표와 박 의원의 공방에 가세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박 의원이 안 전 대표에 대한 마타도어로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며 “이는 안 전 대표 개인에 대한 비하가 아니라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에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최악의 흑색 저질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평당 조배숙 대표는 “안 전 대표 측이 발끈하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이라며 “본질은 어떤 단어를 썼느냐가 아니라 왜 하필 두 사람이 이 시점에 만났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