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서 소니·LG에 밀린 삼성..TV 세계 1위 아성 흔들리나

황민규 기자 2018. 2. 2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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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TV 점유율 20% 붕괴…소니와 2배 격차마이크로 LED TV 단가 비싸 상용화 시간 걸릴 듯

소니의 브라비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 소니 제공

세계 TV 시장에서 11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 TV 사업이 심상찮다. TV 기업의 수익성과 브랜드 파워의 ‘바로미터(barometer)’격인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0% 아래로 떨어졌다. TV 사업 수익성과 기술 리더십이 흔들리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사령탑을 맡게 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가 37%의 점유율로 1위, LG전자(066570)는 33%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005930)는 18.5%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1위인 소니와의 점유율 격차가 두 배 벌어진 셈이다.

무엇보다 최대 성수기이자 승부처인 지난해 4분기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이 10% 아래로 떨어진 게 뼈아프다. TV 업체들의 한 해 실적의 분수령이 되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주요 격전지에서 삼성의 브랜드 파워가 예년만 못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OLED TV 포기는 삼성전자의 패착?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이처럼 부진한 이유는 시장 흐름에 맞지 않은 전략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0년대 들어 선제적으로 OLED TV를 내놓기 위해 기술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2013년쯤부터 두 회사의 전략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지속적인 투자로 OLED TV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삼성전자는 사실상 OLED TV 사업을 접고 퀀텀닷(양자점) 기술로 전략을 바꿨다.

LG전자도 처음엔 쉽지 않았다. OLED TV가 백라이트가 필요한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보다 색 재현력이 우수하고, 완벽한 블랙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능은 뛰어났지만 가격대가 너무 높았다. OLED TV의 핵심 부품인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기술력이 빠른 속도로 안정화하면서 전체적인 생산단가 절감에 성공하면서 TV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2013년~2014년 출시 초기 LCD TV보다 최대 2배가량 비쌌던 OLED TV의 가격도 기존의 프리미엄 LCD TV와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LG전자가 OLED TV로 고가형 TV 시장에서 선전하자 일본의 소니도 OLED TV 진영에 합류했다. LG디스플레이와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OLED TV 라인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소니는 2008년에 세계 최초의 OLED TV를 내놓은 바 있지만 이렇다 할 반응이 없자 사실상 사업을 접은 상태였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이 '삼성 퍼스트 룩 2018' 행사에서 마이크로LED 기술로 만든 146인치 세계최초 모듈러 TV '더 월'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반면 삼성전자가 OLED TV에 대항해 내놓은 퀀텀닷 TV는 수년째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퀀텀닷의 브랜드를 'QLED TV'로 바꾸면서 승부수를 띄웠지만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실제 소니, LG전자 등 경쟁사의 TV 사업 이익률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TV 사업을 포함한 삼성의 가전 사업 이익률은 3%대에 머물고 있다.

◇ 대안으로 내세운 마이크로LED TV에 관심

올해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마이크로 LED 기술로 만든 146인치 TV ‘더 월'을 소개하는 등 프리미엄 분야에서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반응이다.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상용화한 소니도 아직 소비자용 TV 시장에는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접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단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소니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 LED 기반의 작은 패널을 타일처럼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한다. 이 타일 하나에 아직은 4000~5000달러 수준의 가격대가 유지된다는 점이 문제다. 수십 개를 이어 붙여서 대형 TV를 만들어도 수천만원대의 생산단가가 소요되는 셈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마이크로 LED 기술이 다소 다르고 소니의 경우 TV가 아닌 상업용 디스플레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생산단가 측면에서 획기적인 돌파구 없이는 구현이 힘들다는 것이 장비업계 중론"이라며 "마이크로 LED 기술을 소비자 시장에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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