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특사단 전용기 오갈때 위성 못썼다, 요금이 밀려서

최연진 기자 2018. 2. 2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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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대북 제재로 쪼들리는 북한.. 이런 일까지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 제재가 전례 없는 강도로 북한 경제를 조이고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신문용지를 수입하지 못해 노동신문 발행 부수를 올해부터 기존의 3분의 1로 줄였는가 하면 이용료 체납으로 항공 안전과 직결된 관제용 위성망 사용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 남은 가족을 인질 삼아 탈북민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는 수법도 쓰고 있다고 한다. 지금 북한은 무역수지 적자가 3배로 치솟으면서 극심한 외화난에 허덕이고 있다.

홍콩 위성사업자에 8개월째 체납, 남북 유선전화로 관제권 넘겨

북한이 이용료 체납으로 위성망 서비스를 8개월째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이는 지난 9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태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전용기가 한국 영공(領空)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본지가 입수한 국토교통부 자료 등에 따르면 당시 김정은 전용기가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해 우리 영공으로 넘어오기 직전 평양 항공관제센터(ACC)는 인천 ACC에 관제권을 넘기겠다고 통보했다. 그런데 당시 남북 ACC는 관제교신에 주로 사용되는 위성통신망(VSAT) 대신 유선 전화를 이용했다.

통상 남북 ACC 간 통신 수단은 위성망을 주(主)로 하고 예비용으로 유선망(직통전화선)을 운용한다.

유선망을 사용한 것은 북한이 요금 체납으로 홍콩 위성사업자인 PCCW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8개월 전부터 북한이 이용료를 내지 못해 지금도 위성망 서비스가 막혀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우리 측 위성망은 국내 위성사업자인 Ktsat가, 북측 위성망은 홍콩 PCCW가 서비스해 왔다. 북한은 2015년 11월에도 요금을 체납해 40일간 위성망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바람에 남북 ACC는 김여정 일행이 귀환할 때도 유선 전화로 교신을 주고받았다.

유선망의 경우 우리 측이 북측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북측에서 신호음이 들리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北에 있는 가족에 큰일 생겼다"… 남한에 온 탈북자 협박해 돈뜯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외화 부족에 허덕이는 북한이 최근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신종 외화벌이 수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서 통일안보강사로 활동하는 이성희(가명)씨는 21일 "북한이 최근 대남선전사이트에 저와 가족을 모함하는 협박 동영상을 올렸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이후 북한에서 정체불명의 전화가 걸려와 가족의 부탁이라며 1000만원이 넘는 거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북한에 유인 납치됐거나 자진 입북한 남한 국적의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알았던 탈북민들 정보를 북한 당국에 넘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이를 이용해 한국에 있는 탈북민들을 협박하고 그 가족을 인질로 삼아 돈을 뜯어내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탈북여성이 쌀 130t을 구입해 북한 국가안전보위성(우리 국정원에 해당)에 넘긴 것도 그와 같은 북한의 신종 외화벌이 수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강화된 대북 제재는 외화뿐 아니라 곡물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탈북여성은 재입북해 북의 아들과 재회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 신변을 보장받기 위해 쌀을 상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對中 수출, 작년보다 94% 급감해 1억달러 정도밖에 안될 것"

북한의 올해 대중(對中) 수출이 작년 대비 94% 급감한 1억달러 안팎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미 작년 대중 수출이 37.3% 감소한 16억5067만달러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엔 안보리 제재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임수호 통일국제협력팀장은 21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과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작년 북·중 무역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무연탄 수출액은 65.9% 감소했다. 3~7월, 10~12월에는 전혀 거래가 없었다. 중국이 북한산 무연탄 수입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2321호를 작년 2월부터 이행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철광석·수산물·의류 수출로 피해를 만회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북한산 철광석·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 안보리 결의 2371호에 막혀 철광석은 10월부터, 수산물은 9월부터 수출액이 '제로(0)'가 됐기 때문이다.

임 팀장의 분석에 따르면, 이런 추세가 이어지며 북한의 무역 적자는 올해 15억8000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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