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힘 프라이어 "니벨룽의 반지, 한국의 반지로 재창작"

2018. 2. 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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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지'는 독일이나 미국 반지와는 달라야겠죠. 남북 분단 상황과 핵전쟁의 위협 등을 작품에 적극 반영할 생각입니다. 예컨대 파프너와 파졸트 형제가 싸우는 장면은 남북 분단으로 그리는 거죠."

"저는 30대 후반에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했어요. 그래서인지 남북으로 갈라진 한국에서의 공연에 큰 애착을 느낍니다. 분단국가의 현실과 경쟁, 물질만능주의, '갑질' 논란 등을 작품에 담아 반지의 역사를 새로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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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연출 거장 獨 프라이어
4부작 7년간 준비.. 한국서 제작
남북분단-핵전쟁 위협 등 담아 11월 첫 무대 올려 2020년까지 공연

[동아일보]

“한국의 ‘반지’는 독일이나 미국 반지와는 달라야겠죠. 남북 분단 상황과 핵전쟁의 위협 등을 작품에 적극 반영할 생각입니다. 예컨대 파프너와 파졸트 형제가 싸우는 장면은 남북 분단으로 그리는 거죠.”

거장의 손에서 ‘한국의 반지’가 새롭게 탄생한다. 독일 오페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84·사진)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링사이클)을 한국에서 제작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다.

‘니벨룽의 반지’는 2005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러시아 마린스키 오페라단이 국내 초연했지만, 한국에서 제작을 맡은 건 처음. 올해 11월 ‘라인의 황금’(공연 시간 2시간 30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발퀴레’(3시간 40분), ‘지크프리트’(3시간 50분), ‘신들의 황혼’(5시간 20분)을 차례로 선보인다.

그는 21일 본보와의 단독 e메일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과 독일 수교 135주년을 맞아 7년 전부터 이번 공연을 준비해 왔다”며 “‘한국의 반지’가 ‘최고의 반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러 우물을 제대로 판 전방위 예술가다. 포스터 의상 소품 등 무대 위 모든 시각물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며, 오페라와 연극을 연출한다. 지금껏 신들린 듯 쏟아낸 작품이 무려 150여 편.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의 수제자로 4개국에서 최고문화훈장을 받았다.

“저는 30대 후반에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했어요. 그래서인지 남북으로 갈라진 한국에서의 공연에 큰 애착을 느낍니다. 분단국가의 현실과 경쟁, 물질만능주의, ‘갑질’ 논란 등을 작품에 담아 반지의 역사를 새로 쓰고 싶습니다.”

팔순이 넘은 고령에도 예술 혼은 펄펄 끓는다. 링사이클은 주요 인물만 34명에, 나흘에 걸쳐 총 18시간 동안 공연되는 대작. 미국 로스앤젤레스(2010년)와 독일 만하임(2013년)에 이어 그 어렵다는 작품에 세 번째로 도전하는 이유가 뭘까.

“바그너가 26년 동안 빚어낸 링사이클은 완벽하게 혁신적인 작품이에요. 세계관이 웅장하고 인물은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메시지는 세월이 흘러도 살아 펄떡이죠. 지금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표현한 연출가는 없다고 봅니다.”

주요 배역은 바그너를 기리는 독일 음악축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활약해 온 한국과 유럽 성악가들이 맡았다. 전승현(아틸라 전), 김동섭(제라르 김), 에스더 리 등이 함께한다. 오케스트라는 오스트리아 지휘자 랄프 바이케르트(78)가 이끌며, 한국인 연주자 60명과 유럽의 연주자 30명이 참여한다. 총 제작비는 120억 원. 주한 독일문화원과 BMW 등 독일 기업이 프로젝트를 후원한다. 국내 공연 뒤 독일 현지로 작품을 역수출할 계획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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