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쇼팽·슈베르트 .. 피아노를 타고 오는 봄의 소리

김호정 입력 2018. 2. 22. 00:30 수정 2018. 2. 22.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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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스타 연주자 무대 줄이어
'2018 피아노의 해' 본격 스타트
3월 17일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머레이 페라이어는 슈베르트 즉흥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사진 크레디아]
피아니스트의 해가 시작됐다. 올해는 스타 피아니스트의 한국 공연이 많아 ‘피아노의 해’로 부를만 하다. 크리스티안 지메르만(10월), 예프게니 키신(10·11월), 안드라스 시프(11월), 다닐 트리포노프(11월), 랑랑(12월) 등 연말까지 이어질 피아노의 향연이 이달 말 활짝 문을 연다. 이달과 다음달에 연이어 열리는 피아노 독주회 빅5 중 어떤 것을 볼까. 각 공연의 특징을 소개한다.
지용
◆새로운 세대의 바흐=피아니스트 지용(27)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선택했다. 그는 최근 발매한 음반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는 오래된 레퍼토리를 새롭게 풀었다. 독특하게 재구성된 리듬, 극단적이라 할만큼 큰 음량 등으로 바로크 시대의 바흐를 선보였다. 지용은 피아노 연주뿐 아니라 춤·미디어 아트·재즈 등에도 관심이 많은 예술가다. 이번 독주회에서도 270년 전의 작품인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같은 무대에 존 케이지의 1951년 작품 ‘4분33초’를 배치해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표현한다. 24일 오후 7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얀 리치에츠키
◆낭만주의의 첨단=캐나다 피아니스트 얀 리치에츠키(23)의 첫 내한 독주회도 24일 열린다. 그는 쇼팽·슈만 등 낭만시대의 해석이 특기인 피아니스트다.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발매한 쇼팽과 슈만 음반에서 리치에츠키는 부드럽고 환상적인 사운드로 담백하게 노래하는 장기를 발휘했다. 그동안 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낭만주의 작품의 녹음을 들려줬지만 이번 내한에서는 피아노 독주로 음악의 낭만성을 표현한다. 18·19세기 작곡가들을 매혹시켰던 밤의 이미지를 주제로 정해 쇼팽의 야상곡, 슈만의 밤의 소품,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를 배열했다. 2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임동혁
◆슈베르트로 연결된 피아니스트=70세가 된 머레이 페라이어와 임동혁(34)이 슈베르트의 같은 곡을 골랐다. 즉흥곡 D.935의 네 곡에 대한 다른 해석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이 즉흥곡은 듣기 편하고 아기자기하지만 슈베르트 특유의 길게 이어지는 멜로디, 어둡고 밝은 면을 모두 표현해야 하는 곡이다. 슈베르트를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임동혁은 1부에 즉흥곡, 2부에 슈베르트 소나타 21번을 배치해 이 작곡가에 대한 집중적인 해석을 보여준다.

반면 바흐부터 브람스까지 정통 독일 음악의 해석에 정통한 페라이어는 좀 더 다양한 시대의 음악을 들려준다. 바흐의 프랑스 조곡 6번, 슈베르트 즉흥곡, 베토벤의 마지막 소나타 32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임동혁 3월 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머레이 페라이어 3월 1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
◆노장의 첫 내한=20세기 러시아 피아니스트 계보의 증인인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73)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러시아에서 공부하고 당대 러시아 연주자들과 영감을 주고받으며 특유의 색채를 완성했던 피아니스트다. 특히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의 총애를 받으며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레온스카야는 첫 한국 공연을 위해 슈베르트의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슈베르트 초기 작품인 소나타 9번으로 시작해 ‘방랑자 환상곡’을 연주하고 후기의 소나타 18번으로 끝을 맺는다. 레온스카야의 진중하고 깊은 소리로 슈베르트의 일대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3월 31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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