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어느 목사의 성추행..침묵이 피해 키웠다

배주환 입력 2018. 2. 21. 18:52 수정 2018. 2. 2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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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MBC는 어제부터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삶을 추적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현실.

그리고 가해자들은 사과 한마디 한 뒤아무일 없다는 듯 살아가는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배주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주 전, 한 여성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입니다.

지난해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입니다.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은 꾸준한 청소년 보호 활동과 상담 수업으로 지역 사회에서 신망 높은 이 모 목사.

상담 수업을 하기 전 칸막이가 있는 카페로 자주 불러내 추행을 했다고, 피해자는 말합니다.

[피해자 A] "살이 이렇게 빠졌는데 몸에 열이 돌겠냐, 옆에 앉아봐라 하더니 그때부터 배에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위로 차원에서 포옹한 적은 있지만 다른 신체 접촉은 없었다"며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논란을 계기로 이 목사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3년 전, 이 목사의 상담센터에서 일하던 한 여성.

어느 날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하던 중 이 목사가 갑자기 입을 맞췄습니다.

[피해자 B] "얼빠진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자기처럼 열심히 살라고 (입맞춤)하는 거라고, 저한테 그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알고 보니 혼자만 당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 C /이 목사(3년 전)] "그 정도까지 스킨십을 하지 말으셨어야죠."

[이 목사] "내가 분명히 안 그랬나. 너 귀여우니까 여자로서 똑바로 서라고(입맞춤 한 거다)"

당시 피해자들의 문제제기에 이 목사는 모든 활동을 그만두겠다면서 공론화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고, 특히 교회 등 주변 사람들이 일제히 조용히 덮을 것을 종용했습니다.

[피해자 B] "(다른 목사가) 불러서 그 사람(이 목사)한테 기회를 줘야 하니 마니 우리 앉혀놓고 그런 얘기를 하고, '어떻게 하고 싶은데?' '도와줄게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거든요."

압박에 못 이겨 피해를 묻었지만 이 목사의 반성과 참회는 그때뿐이었습니다.

슬금슬금 상담 수업을 재개하고 설교도 다시 시작하더니 급기야 또 다른 성추행 피해자가 나오고 만 겁니다.

[피해자 B] "그때 입을 다물었던 것에 대해서 죄책감도 많이 들었고,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고…"

성폭력 피해자 중 신고하는 경우는 10명 중 단 1명에 불과합니다.

성추행 뒤 숱하게 보이는 가해자의 반성과 주변의 조언들 그러나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한다면 또 다른 피해자를 낳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배주환기자 (jhba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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