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 전 도마뱀은 두 발로 달렸다

2018. 2. 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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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전 도마뱀이 두 발로 달렸다는 증거 화석이 발견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1일 "연구원 지질박물관의 이항재 연구원이 주도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2004년 경남 하동군에서 발견된 도마뱀 발자국이 두 발로 달린 흔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내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15일치에 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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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연 <사이언티픽 리포트> 에 보고
세계서 가장 오래된 도마뱀 발자국 화석
경남 하동군 화력발전소 인근서 발견
"황급히 달아나려 두 발로 달린 증거"

[한겨레]

전기 백악기(1억2700만~1억1천만년 전)의 호숫가에서 도마뱀이 소형 익룡에게 위협받아 두 발로 달아나고 있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1억년 전 도마뱀이 두 발로 달렸다는 증거 화석이 발견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1일 “연구원 지질박물관의 이항재 연구원이 주도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2004년 경남 하동군에서 발견된 도마뱀 발자국이 두 발로 달린 흔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내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15일치에 실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남해안 백악기 척추동물 화석지를 조사하는 과정에 하동화력발전소 인근에서 가로 약 70㎝, 세로 약 30㎝의 이암 블록 표면에 보존된 도마뱀 발자국을 발견했다. 이곳은 1억2700만~1억1천만년 전의 전기 백악기 하산동층으로, 공룡과 익룡, 악어, 거북 등 다양한 척추동물 화석이 나오는 지층이다.

도마뱀 발자국화석 이암 블록과 발자국 도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도마뱀 발자국은 구부러진 뒷발가락이 바깥쪽으로 갈수록 점점 길어져 4번째가 가장 긴 전형적인 도마뱀의 뒷발자국 25개, 3번째 발가락이 가장 긴 앞발자국 4개로, 2개의 완벽한 보행렬과 2개의 부분적인 보행렬을 이루고 있다. 연구팀은 보행렬에서 대부분 뒷발자국만 나타나는 것이 사족보행보다 이족보행 패턴에 일치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도마뱀은 평소 네 발로 걷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많은 도마뱀들이 특수한 상황에서는 두 발로 달리는 것이 가능하다. 하동의 도마뱀 발자국 화석에서 뒷발자국 사이의 거리가 증가하면서 보행렬의 폭이 좁아지는 점, 발바닥을 디디지 않고 발가락 보행을 한 점 등으로 미뤄 도마뱀이 뒷다리로 달리면서 생긴 보행렬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다만 도마뱀의 화석보존 사례가 드물고 생존 당시의 이족보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도마뱀이 언제부터 뒷다리로 달리는 능력을 진화시켰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화석 뒷발자국의 길이가 평균 2㎝ 정도여서 도마뱀의 꼬리를 제외한 몸통 길이가 약 6.8㎝에 불과한 작은 종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항재 연구원은 “같은 화석지에서 함께 발견된 소형 익룡 발자국 프테라이크누스 코레아엔시스와 수많은 수각류 공룡 발자국으로 미뤄 이 도마뱀이 두 발로 황급히 달아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보행렬을 바탕으로 복원한 달리는 도마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하동 도마뱀 발자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으로 새로운 종인 사우리페스 하동엔시스로 명명됐다. 사우리페스는 각각 도마뱀과 발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사우로스’(sauros)와 ‘페스’(pes)의 합성어이다. 논문 발표 이전 보고된 도마뱀 발자국은 3건으로 이 가운데 지난해 발표된 네오사우로이데스 코레아엔시스는 1억500만~9700만년 전인 중기 백악기에 해당하는 경남 남해군 함안층에서 발견된 것인데, 사우리페스 하동엔시스는 이보다 최소 500만년 이상 앞선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이항재 연구원이 제1저자로,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융남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미국 페롯자연과학박물관 부관장인 안토니오 피오릴로 박사, 중국지질과학원의 루 준창 박사 등이 공동연구를 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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