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종목마다 길이·소재·모양 제각각..알파인 vs 노르딕 다른점

착지 중요한 스키점프, 가장 긴 스키
바닥 굴곡 덮어주는 왁싱기술도 중요

알파인스키의 경우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활강과 많은 기문을 통과하며 내려오는 회전에 사용되는 스키의 길이부터 다르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종목마다 천차만별

올림픽의 주요 종목이지만 스키는 우리 국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은 전통적으로 강세이지만 스키 종목은 메달권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키 종목은 평창동계올림픽 전체 금메달 102개 중 스키 종목에서 61개가 나올 정도로 비중이 가장 높다.

흔히 '스키'라고 하면 양발에 각각 길쭉한 플레이트와 부츠가 결합해 신는 형태를 떠올리게 되지만 스키들도 종목의 특성에 따라 길이나 모양, 소재 등이 천차만별이다.

알파인스키는 빠른 속도를 겨루는 스키의 '기초 종목'이다. '알프스 산(alpine)'이라는 뜻처럼 높은 산에서 경사면을 빠르게 타고 내려오는 스포츠다. 알파인스키의 경우 활강과 회전에 사용되는 스키의 길이부터 다르다. 스피드 종목인 활강과 슈퍼대회전은 남녀 모두 스키 길이가 200㎝를 넘지만, 기술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에선 여자 회전이 155㎝로 가장 짧고 남자 대회전이 195㎝ 이상이 기준이다.

크로스컨트리는 눈 쌓인 평지 위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 '설원의 마라톤'이다. 크로스컨트리는 개인 스프린트·팀 스프린트·개인출발·추적·단체출발·릴레이 종목으로 나뉜다. 쉴 새 없이 눈밭을 누벼야 하는 크로스컨트리에서는 가장 날렵한 스키를 쓴다. 다른 스키보다 폭이 특히 좁고 눈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앞부분이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노르딕 복합은 크로스컨트리에 스키점프를 접목했다. 크로스컨트리에 필요한 지구력에 스키점프의 기술과 담력까지 요구해 '스키의 왕'으로 불린다. 스키점프를 먼저 뛴 다음, 점수를 계산하여 순위를 매긴다. 그 순서대로 선수들은 크로스컨트리에서 차등 출발한다.

바이애슬론 또한 크로스컨트리를 기초로 사격을 결합한 스포츠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초인적인 심폐 지구력을 요구하며, 사격은 정해진 시간 내에 심장 박동을 가라앉힌 뒤 소화해야 한다. 개인·스프린트·추적·매스스타트·계주·혼성계주로 나뉜다.

프리스타일은 스키로 보여줄 수 있는 '개성'을 겨룬다. 프리스타일에는 딱히 정해진 기술이 없으며 연기와 예술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곡예로 경쟁한다. 스키 폴을 들지 않아도 되며 국가대표 단체복이 아닌 자기 스타일을 드러내는 옷을 입을 수도 있다. 경기 방식은 에어리얼·모굴·크로스·하프파이프·슬로프스타일로 나뉜다. 특히 모굴에 사용되는 스키는 파손 위험을 줄이고자 앞부분이 단단하게 제작된다. 공중기술도 선보여야 하기에 여기에 편리하도록 알파인스키보다 짧고 가볍다.

영화 '국가대표'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스키점프는 비행 거리와 자세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노멀힐 경기의 비행 기준거리는 98m로 1m를 더 날아가면 2점이 주어진다. 최대한 멀리 비행한 뒤 착지해야 하는 스키점프는 떠오르려는 힘(양력)을 받고 착지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다른 종목보다 스키가 길고 넓다. 여러 종목을 통틀어 가장 긴 것이 스키점프의 스키다.

한편 스키에 양초 같은 파라핀 성분의 왁스를 발라 바닥 표면의 작은 굴곡들을 매끈하게 덮어주는 '왁싱' 기술은 순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눈 온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왁싱을 통해 스키 속도를 최대 18%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키를 신고 진행되는 경기 중 왁싱 기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종목이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로 알려졌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