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만난 사람]매일 저녁 취재가는 버스 안에서~♬

이용수 2018. 2. 2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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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취재 가는 버스 안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20일 현재 1990년대 인기가요인 자자의 '버스 안에서'의 가사와 딱 어울리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설상경기가 열리는 평창군 알펜시아의 마운틴 클러스터는 북유럽 못지 않게 뜨거운 동계스포츠 열기로 후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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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미디어 수송을 맡은 버스기사 김현주 씨. 평창 |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평창=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매일 저녁 취재 가는 버스 안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20일 현재 1990년대 인기가요인 자자의 ‘버스 안에서’의 가사와 딱 어울리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설상경기가 열리는 평창군 알펜시아의 마운틴 클러스터는 북유럽 못지 않게 뜨거운 동계스포츠 열기로 후끈하다. 수많은 외신 역시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각 경기장을 찾는다. 마운틴 클러스터를 찾는 취재기자, 카메라 기자, 방송기자 등 많은 외국인 미디어 종사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교통 수단이 미디어전용 셔틀버스 TM-02 편이다.

김현주씨(62)는 지난 달 25일부터 매일 야간조로 투입돼 TM-02편을 몰고 있다. 버스 운전 경력 35년을 자랑하는 김씨는 올림픽에 힘을 보태기 위해 전남 순천에서 올라왔다. 매일매일이 색다른 경험이다. 조직위에서 안내한 번역기 어플을 이용해 다양한 외국인 승객과 소통하려 최선을 다했지만 처음부터 외국인 미디어 종사자들이 그의 노력을 알아준 것은 아니었다. 개막 전에는 홍보가 부족했던 탓에 외국인들이 추위에 벌벌 떨며 버스를 몇 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김 씨는 “처음에는 어수선했다. 버스 노선을 모르고 막무가내로 특정 경기장으로 가 달라는 분들도 있었다. 얼굴을 붉히면서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고 ‘서서라도 가겠다’며 버스 앞을 가로막기는 경우도 있었는데 버스 운행 규정상 입석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차츰 홍보가 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졌다”며 “운전기사들도 휴대전화 번역기 어플을 사용하면서 승객과 소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런 모습을 승객들도 알아주시더라”고 덧붙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미디어 수송을 받은 버스기사 김현주 씨에게 외국인 미디어 종사자가 건넨 대회 기념 배지. 평창 |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김 씨는 한국 생활에 적응한 외신 관계자들의 재밌는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씨는 “처음엔 그냥 내리고 타고 했지만 사흘쯤 지나니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잘 있어요’라고 인사한 뒤 내리는 승객도 생겼다”고 했다. 실제로 다수의 외신 관계자들이 버스기사에게 어눌한 발음으로 “감싸합니다”, “쑤고하세요”라고 인사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따로 고마움을 표현한 승객도 있었다. 김 씨는 “어떤 승객은 내리면서 내 손을 꼭 잡더니 무언가를 쥐어주고 내리더라. 뭔가 봤더니 올림픽 기념 배지더라. 고마운 마음에 주고 간 것 같았다. 진심이 느껴져 고맙고 뿌듯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는 25일 대회 폐막식이 열리는 날까지 버스를 매개로 전 세계 미디어들과 소통하며 ‘한국인의 정’을 나눌 계획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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