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저케이블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동해(강원)=이정혁 기자 입력 2018. 2. 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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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얇은 구리를 꼴대로 꼬아 묶으면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수십 키로 미터급 해저케이블이 됩니다."

19일 강원도 동해시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만난 해저개발생산팀 김원배 이사는 여러 가닥의 구리선을 마치 연필심처럼 생긴 모터를 통해 돌돌 마는 '연선' 공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고 지난 설 연휴에도 쉬는 날 없이 공장을 풀가동할 정도로 해저케이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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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케이블 '산실' LS전선 동해사업장 가보니..바다 속 설계수명 30년 '강점'
해저케이블 연선 공정 모습/사진=이정혁 기자


"이렇게 얇은 구리를 꼴대로 꼬아 묶으면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수십 키로 미터급 해저케이블이 됩니다."

19일 강원도 동해시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만난 해저개발생산팀 김원배 이사는 여러 가닥의 구리선을 마치 연필심처럼 생긴 모터를 통해 돌돌 마는 '연선' 공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고 지난 설 연휴에도 쉬는 날 없이 공장을 풀가동할 정도로 해저케이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은 해저케이블을 주로 프랑스 등 유럽 쪽에서 갖다 썼다고 한다. 하지만 LS전선이 2010년 6월 진도와 제주를 연결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105㎞, 50㎞ 2개) 전력용 해저케이블을 초도 출하하면서 '해저케이블 수출 시대'를 열었다.

이날 찾은 LS전선 동해사업장에는 완성된 각종 해저케이블이 눈대중으로 3~5m 정도로 보이는 '드럼'에 포장된 상태로 국내는 물론, 해외로 떠날 순번만 기다리고 있었다. 해저케이블은 육지에서 섬으로 비상·보조전력을 보내거나 해양플랜트와 발전소를 연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다.

김 이사는 "포장된 케이블, 드럼 하나에 약 100톤으로 보면 된다"며 "해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발달된 국가에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완성된 해저케이블이 '웨이'(Way)를 통해 동해항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해저케이블은 앞서 언급한 연선 공정을 시작으로 '절연→금속차폐→방식층→연합' 등 크게 5단계로 만들어진다. 일단 기본적으로 바다 속에 깔리는 데다 국가 대 국가를 이어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내구성을 무시할 수 없다.

공장 한편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서 따라가 봤더니 수십 센티로 두꺼워진 구리선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검은색 아스팔트로 코팅(방식층 공정)되고 있었다. 아스팔트 코팅옷까지 입어야 비로소 극한의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해저케이블이 된다.

김성민 해저시공기술팀 부장은 "해저케이블은 두껍고 길게 만드는 게 기술력"이라면서 "설계수명은 30년으로 잡고 만들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있는 동해항으로 이동하니 초대형 화물선에 해저케이블 선적을 마무리하는 장면을 운 좋게 볼 수 있었다. 수천 톤에 달하는 해저케이블인 만큼 최대 1만톤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턴테이블'을 이용해 마치 뱀이 똬리를 튼 모양으로 조심스럽게 쌓았다고 한다.

13일 오전부터 시작된 선적은 18일 저녁 늦게 마칠 정도로 선적 작업은 세심하게 이뤄진다. 맨 밑에 깔리는 케이블의 하중 등을 계산하고 턴테이블로 분당 1~2m의 속도로 차곡차곡 쌓아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실린 해저케이블은 60일 동안의 항해 끝에 해저케이블의 본고장인 유럽에 상륙할 예정이다.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 점유율은 아직 집계된 적이 없지만, 프리즈미안(이탈리아)과 넥상스(프랑스)가 주요 제조사로 꼽히며, LS전선은 기술력을 내세워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김원 LS전선 동해사업장 관리 공장장은 "동해사업장은 설비부터 디자인까지 전부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LS전선만의 기술력으로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대형 화물선에 턴테이블이 해저케이블을 선적하고 있다/사진=LS전선

동해(강원)=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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