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이윤택에 사과받을 생각 없다..그는 벌을 받아야"

손재호 조민아 기자 2018. 2. 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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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출가 이윤택(66)씨의 성폭행이 불과 수년전까지 계속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씨가 성추행 문제로 단원들과 마찰을 빚은 것은 이전에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선배는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단원들이 이씨에게 항의하고 싸웠다"며 "당시 이씨가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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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김수경씨, 본보에 이윤택 성추행 추가 폭로

연극 연출가 이윤택(66)씨의 성폭행이 불과 수년전까지 계속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자신의 행위가 문제가 된다는 점을 알고 피해자를 회유하는 등 이를 숨기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관행적으로 일어났던 일”이라는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연극배우 겸 연기강사 김수경(36·여·사진)씨는 20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2012년 10월쯤 연극 ‘코마치후덴’에 객원배우로 출연할 때 이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공연 당일 이씨는 무대 뒤에서 대기 중이던 김씨에게 “발성법을 알려주겠다”며 김씨 옷 속에 자신의 손을 넣어 가슴을 꼬집고 “여기에서 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모노를 입고 연습할 때 이씨가 ‘적어도 여기까지는 보여야 된다’며 옷을 내렸다”며 “옷핀을 꼽지 않았다면 현장의 사람들에게 알몸을 보여줄 뻔했다”고 말했다.

성추행은 계속됐다. 이씨는 같은 해 11월에는 경남 김해 도요마을에서 연극 ‘꿈’을 준비하던 중 특별 훈련이란 명목으로 김씨와 1대 1 연기 수업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너는 발성이 문제”라며 김씨를 뒤에서 안은 뒤 손을 김씨 바지 속에 넣고 성기를 짚으며 “여기서 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더 심한 일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씨가 다른 남성 배우의 성기를 붙잡고 같은 방식의 지도를 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이씨는 객원단원이던 김씨를 준단원으로 해주겠다며 회유했다. 공연 때만 극단에 합류하는 객원단원과는 달리 준단원으로 1년 정도 활동하면 정단원이 될 수 있다. 김씨는 “이씨가 ‘다른 단원들한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얘기하면 안 된다. 논란이 될 수 있으니 너랑 나랑만 아는 걸로 하자’고 말했다. 당시에는 연극을 계속하고 싶어 말을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일이 있은 후 극단을 나왔고, 한동안 집 밖이 아니라 자신의 방 밖으로도 나가질 못했다. 김씨는 스스로를 못 지켜 수치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다고 했다. 대학로에서 이씨와 마주칠 뻔했을 땐 무서워 몸이 떨렸다고 했다.

이씨가 성추행 문제로 단원들과 마찰을 빚은 것은 이전에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김씨는 “선배 배우에게 사건을 얘기했더니 ‘아직도 그러느냐.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선배는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단원들이 이씨에게 항의하고 싸웠다”며 “당시 이씨가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도 없고 벌을 받을 수 있다면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씨의 행위는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인 2012년 발생해 처벌 가능성은 낮다. 노선이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속 성문화운동팀 활동가는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에는 여성들이 여러 조직 내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해도 바로 문제제기하고 대응하기 어려웠다”며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여성이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 때문에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재호 조민아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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