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엉겅퀴 같은 삶 등진.. 굿바이, 오리어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18년 2월 20일 화요일 흐림.
입장 곡으로는 고인이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함께 부른 'Ave Maria'가, 퇴장 곡으로는 크랜베리스의 'When You're Gone'이 흘렀다고 한다. 크랜베리스의 마지막 정규앨범 'Roses'(2012년)의 마지막 곡 'Roses'에서 오리어던은 노래했다. '삶이란 장미 정원이 아니죠/차라리 엉겅퀴예요.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2018년 2월 20일 화요일 흐림. 장미 정원. #278 The Cranberries ‘When You're Gone’ (1996년)
몇 년 전 친구 D의 죽음만 해도 그랬다. 마지막으로 본 게 20년 전쯤이었나. 그러고 D는 우주처럼 깜깜한 내 기억의 밤을 소행성처럼 헤매다 마지막 순간 맹렬하게 타올라 빛의 작별 인사를 건넸다.
지난달 사망한 아일랜드 록 밴드 ‘크랜베리스’의 보컬 돌로레스 오리어던을 기억한다. 1994년 2집 ‘No Need to Argue’(사진) 음반을 샀던 건 단박에 뇌리를 가격한 강렬한 얼터너티브 록 곡 ‘Zombie’ 때문이었다. 하지만 ‘Ode to My Family’를 비롯한 음반의 다른 수록곡들은 여리고 감상적이기만 한 것 같아 처음엔 좀 실망했다. 반복해 들을수록 음반은 날 바다 건너 멀리로 데려갔다.
아일랜드 가수 에냐가 청명한 밤하늘 위를 난다면, 오리어던의 이국적인 목소리는 명멸하는 록 사운드가 펼쳐낸 들판, 그러니까 호밀이며 귀리가 자라는 평야를 거니는 듯했다. 전쟁과 아동 살해에 대한 혐오, 사랑의 환희와 환멸을 오가는 가사를 읊는 오리어던이 성녀처럼 느껴졌다. 앨범 후반부에 9분 넘게 자리한 접속곡 ‘Yeats‘ Grave’와 ‘Daffodil Lament’(QR코드)는 나를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의 무덤과 수선화 꽃밭으로 이끌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핫한 경제 이슈와 재테크 방법 총집결(클릭!) |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쇼트트랙 女 계주 금메달 '2연패'..세계 최강 확인
- 반칙탈락 중국 女쇼트트랙, 뒤끝.."4년 뒤 베이징" 운운
- '女 계주 환상호흡 이끈 조력자' 맏언니 김아랑, 뜨거운 눈물
- '최강' 여자 계주에 힘 보탠 '막내라인' 김예진-이유빈
- '우여곡절' 심석희, 간절히 바란 계주 금메달로 함박웃음
- '팀추월 논란' 백철기 감독·김보름 "모든 책임은.."
- 노선영 "나는 작전 말한 적 없다"..김보름·감독 주장에 반박
- 핀란드 간담 서늘케 한 '백지선호', 뒷심 부족으로 2-5 석패
- 서이라·임효준·황대헌, 쇼트트랙 男 500m 준준결승 진출
- 쇼트트랙에도 옐로카드가?..크리스티, 위험한 행위에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