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과열 민주당, 인물난 한국당..광역단체장 레이스 '대조'
[경향신문] ㆍ여당, 경기·광주 등 곳곳 ‘문심 공방’ 벌써부터 분열 우려도
ㆍ제1야당, 오세훈·이완구·이인제 등 올드보이 역할론 솔솔
6·13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풍경이 대조적이다.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민주당은 당내 레이스가 조기에 달아오르며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반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한국당에선 전직 광역단체장 등 ‘올드보이 차출론’이 차선책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에서 경선 레이스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서울이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박영선·우상호·민병두·전현희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박 시장에 대한 후발 주자들의 비판에 날이 서기 시작했다. 특히 박 시장의 미세먼지 대책 중 하나인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이용에 비판이 집중됐다. “보여주기식 행정”(우상호) “번지수가 틀린 것이 문제”(민병두) “오죽 급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박영선) 등 비판이 쏟아졌다.
경기도지사 후보를 둘러싼 경쟁은 ‘조기 과열’ 양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전해철 의원 간 ‘문심 공방’이 대표적인 예다. 전 의원은 최근 이 시장이 ‘권리당원 15만명이 다 문재인 대통령 쪽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는 언론보도를 두고 “우려스럽다. 국정운영에 함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해당 기사는 오보라며 “이간질과 내부 분열 부추김에 휘둘리지 말자”고 했다.
광주시장 후보를 놓고는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강기정 전 의원,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양향자 최고위원, 윤장현 광주시장,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등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부위원장이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격려 인사’ 일부를 공개한 것을 두고 다른 후보들은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 공개는 부적절하다”며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집권 이후 ‘당내 분열’을 가장 경계해온 민주당은 이런 모습이 ‘내부 분란’으로 비칠까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내부적으로 조기과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며 “어느 정도 지켜보다 너무 심하다 싶으면 당 지도부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분위기는 정반대다. 인물난 속에 ‘올드보이 역할론’과 ‘현역 재활용론’만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최근 바른정당을 탈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거론되지만 본인은 고사하고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이인제 전 의원은 충남지사 후보로 오르내린다.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등 현역은 재공천이 유력하다. 특히 홍 대표는 서병수 시장과 남경필 지사에 대한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재공천이 유력해진 것은 한국당이 처한 인물난의 단면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힌 홍정욱 헤럴드 회장, 김세연 의원, 박완수 의원 등도 당내에서 여전히 후보로 거론된다.
새 얼굴은 없고,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위기에 볼멘소리도 나온다. 부산지역 재선 장제원 의원은 부산시장 경선을 두고 페이스북에 “가장 좋은 시절 편안하게 3선, 4선씩이나 하신 중진들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 같아 열불이 난다”고 썼다.
<김한솔·허남설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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