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만 신난 '지주회사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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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주주가치를 높이지 못하면서 최대주주의 장악력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이 2010~2017년 사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68개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3천억원을 넘는 43곳을 조사한 결과, 시총은 되레 감소하고 배당수익도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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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상 시총·배당성향↓
최대주주 지배력은 상승
[한겨레]
기업들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주주가치를 높이지 못하면서 최대주주의 장악력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이 2010~2017년 사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68개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3천억원을 넘는 43곳을 조사한 결과, 시총은 되레 감소하고 배당수익도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개 재상장한 뒤 1년이 경과한 시점의 합산 시총이 분할 전에 견줘 5% 이상 상승한 기업은 12곳(41.4%)에 그쳤다. 반면 시총이 5% 이상 하락한 기업은 16곳(55.2%)으로 이보다 많았다. 분할 재상장 뒤 1년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주식 맞교환과 순환출자구조 해소 등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대부분 반영되는 시점이다. 주식시장의 등락에 따른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동일 업종과 비교한 분석에서도 시총의 상대적 증가율이 5% 이상인 기업은 11곳(38.0%)에 그쳤고 5% 이상 하락한 기업은 18곳(62.1%)에 달했다.
예상과 달리 지주회사 전환 뒤 배당수익이 증가하는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분할 전후 2~3개 사업연도의 평균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비교한 결과, 합산 배당성향이 증가한 기업은 조사 대상 22개 기업 가운데 9곳에 그쳤다. 10곳은 배당성향이 되레 낮아졌다. 대주주 지분이 많은 지주회사의 배당이 늘고, 지주사 수익의 젖줄인 사업회사의 배당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반면 최대주주의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과 지주사의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율 상승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분할 뒤 1년이 지나면 지주회사에 대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급증했다. 코오롱, 한국타이어월드 등 6곳은 30%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지주사의 사업회사 지분율도 자사주에 자회사의 신주를 배정하는 ‘마술’ 덕분에 높아졌다. 결국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경영으로 주주가치를 증대한다는 명목의 지주회사 체제가 실제로는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상법개정안 등 지주회사 규제 입법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효성, 한일시멘트 등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2016년에 가장 많은 14개 기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했다. 양지환 연구원은 “기업들이 지주회사 전환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오너 일가의 사업승계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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