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윤택, 발성법 알려준다며.." 연극배우 김수경씨 '폭로'

손재호 조민아 기자 2018. 2. 20. 17: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66)씨의 성폭행이 불과 수년전까지 계속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씨가 성추행 문제로 단원들과 마찰을 빚은 것은 이전에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선배는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단원들이 찾아가 이씨에게 항의하고 싸웠다"며 "당시 이씨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행위는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인 2012년 발생해 처벌 가능성은 낮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66)씨의 성폭행이 불과 수년전까지 계속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자신의 행위가 문제가 된다는 점을 인식해 피해자를 회유하는 등 이를 숨기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관행적으로 일어났던 일”이라는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연극배우 겸 연기강사 김수경(36‧여)씨는 20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2012년 9월쯤 ‘코마치후덴’ 객원배우로 출연할 때 이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공연 당일 이씨는 무대 뒤에서 대기 중이던 김씨에게 “발성법을 알려주겠다”며 불러낸 뒤 김씨 옷 속에 자신의 손을 넣어 가슴을 꼬집고 “여기에서 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모노를 입고 연습 중이었는데 이씨가 ‘적어도 여기까지는 보여야 된다’며 옷을 끌어내렸다”며 “속옷에 핀을 꼽지 않았다면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알몸을 보여줄 뻔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같은 해 11월에는 경남 김해 도요마을에서 연극 ‘꿈’을 준비하던 중 특별 훈련이란 명목으로 김씨와 일대일 연기 수업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너는 발성이 문제”라며 김씨를 뒤에서 안은 뒤 손을 김씨 바지 속에 넣고 성기를 짚으며 “여기서 소리를 내야한다”고 했다. 김씨는 “당사자가 아니라 함부로 말 못하지만 이씨가 다른 남성 배우의 성기를 붙잡고 같은 방식의 지도를 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이씨는 당시 객원단원이던 김씨를 준단원으로 해주겠다며 회유했다. 객원단원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만 극단에 합류하지만 준단원으로 1년 정도 활동하면 정단원이 될 수 있다. 김씨는 “이씨가 ‘다른 애들(단원들)한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얘기하면 안 된다. 논란이 될 수 있으니 너랑 나랑만 아는 걸로 하자’고 말했다. 당시에는 연극을 계속하고 싶어 말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 일이 있은 후 극단을 나왔고, 한동안 집 밖이 아니라 제 방 밖으로도 나가질 못했다”며 “가족들은 다른 일을 하라며 컴퓨터 학원을 알아봐주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씨가 성추행 문제로 단원들과 마찰을 빚은 것은 이전에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김씨는 “몇 년 전 극단을 나온 선배 배우에게 사건을 얘기했더니 ‘아직도 그러느냐.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선배는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단원들이 찾아가 이씨에게 항의하고 싸웠다”며 “당시 이씨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도 없고 벌을 받을 수 있다면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씨의 행위는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인 2012년 발생해 처벌 가능성은 낮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속 성문화운동팀 노선이 활동가는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에는 여성들이 여러 조직 내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해도 바로 문제제기하고 대응하기 어려웠다”며 “가부장적 질서와 그 속에서 여성이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 때문에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재호 조민아 기자 sayh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