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요일에 읽는 전쟁사]'바이애슬론' 경기는 원래 군인들만 참가했었다고요?

이현우 2018. 2. 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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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종목 중 무기를 들고 하는 종목이 하나가 있는데, 바로 '크로스컨트리' 경기와 '사격'이 조합된 종목인 '바이애슬론(biathlon)'이다.

바이애슬론이란 종목 뜻 역시 '2개의 운동경기'란 의미를 담고 있다.

동계 근대2종 경기라 불릴만큼, 동계올림픽의 시작과 함께한 역사적인 경기종목임을 암시하고 있지만 정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 1회 동계올림픽인 1924년 샤모니 동계올림픽 대회종목을 찾아보면 바이애슬론이란 종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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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열린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 군사정찰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스위스군 모습(사진=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https://www.olympic.org)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동계올림픽 종목 중 무기를 들고 하는 종목이 하나가 있는데, 바로 '크로스컨트리' 경기와 '사격'이 조합된 종목인 '바이애슬론(biathlon)'이다. 바이애슬론이란 종목 뜻 역시 '2개의 운동경기'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하계올림픽의 근대5종 경기와 함께 '동계 근대2종' 경기라고도 불린다.

동계 근대2종 경기라 불릴만큼, 동계올림픽의 시작과 함께한 역사적인 경기종목임을 암시하고 있지만 정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 1회 동계올림픽인 1924년 샤모니 동계올림픽 대회종목을 찾아보면 바이애슬론이란 종목은 없다. 바이애슬론이란 종목은 1960년 미국 스쿼밸리 올림픽때부터 만날 수 있다.

1948년 생모리츠 올림픽에서 군사정찰 종목에 참전한 군인들의 경기모습.(사진=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https://www.olympic.org)

이러한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이애슬론 경기가 처음부터 바이애슬론이라 불리질 않았기 때문이다. 제 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에서 바이애슬론은 '군사정찰(military patrol)'이란 이름의 종목이었으며,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5회 동계올림픽때까지 이 군사정찰이란 이름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종목명에 맞게 일반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가 아니라 각국의 군인들이 출전하는 경기였다.

바이애슬론이 군인들의 경기로 시작된 것은 초대 동계올림픽보다 훨씬 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18세기에 노르웨이와 스웨덴 국경 사이에 배치된 양국 수비부대가 스키와 사격대회를 통해 우호를 다진 것에서 출발했다고 알려져있다. 약 300년에 걸친 역사동안 여러부문으로 세분되면서 지금은 개인, 단체, 계주, 스프린트, 추적 등 5개 종목으로 구성돼있다.

(사진=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https://www.olympic.org)

그러다보니 군사정찰이란 이름으로 군인들이 출전할 당시에는 유럽 각국에서 군인들이 명예를 걸고 참전했다. 전통적 스키 강국이자 동계스포츠 발상지로 불리는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구권 국가들을 비롯해 1차대전 당시 스키부대들끼리 격전이 벌어졌던 알프스 일대 국가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중립국이지만 역시 알프스를 낀 스키의 나라 스위스 등 고산지대를 낀 나라들 간 각축전이 벌어지곤 했다.

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에서는 스위스군이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2회 때인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서는 독일 육군정찰대가 승리했다고 한다. 훗날 이 독일군은 2차 대전에서도 역시 악명을 떨치게 됐다고 한다. 당시에는 군인들의 경기였던만큼, 악천후 속에서도 경기를 진행하다보니 폭설이나 한파 속에서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해진다. 총을 멘 스키부대들이 악천후를 뚫고 정해진 표적을 명중해야하는 경기인만큼, 실전에 버금가는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10일 열린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에서 금메달을 딸 독일의 로라 달마이어 선수의 사격모습(사진=연합뉴스)

현재 바이애슬론에서도 사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개인전의 경우, 30초 간격으로 출발하며, 4회에 걸쳐 5발씩, 총 20발의 사격을 해야한다. 사격은 서서쏘기와 엎드려쏘기를 번갈아 해야하고, 표적을 맞히지 못하면 벌점으로 1개당 1분을 전체 주행 시간에 추가한다. 크로스컨트리로 20km를 주파할 체력과 함께 섬세한 사격솜씨까지 두루 갖춰야하는 경기다보니 동계스포츠 내에서도 매우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그러다보니 유럽 내에서도 설원을 끼고 있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구권 국가들을 비롯해 고산지대를 끼고 있는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최강국으로 손꼽힌다. 비유럽권 국가들 중 메달을 획득한 국가는 캐나다와 카자흐스탄 등이 전부다. 하지만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아시아 권역에서 동계올림픽이 잇따라 열리면서 유럽권이 독주하던 이 '군사정찰' 경기의 판도도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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