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하려는 MBN, 거부하는 홍준표..충돌 지속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63·사진)와 한국당 출입·취재금지를 당한 MBN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홍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20일 오전 ‘경기 안전 및 생활점검회의’를 위해 경기 수원의 경기도청을 방문했다. 행사에 앞서 현장을 찾은 MBN 카메라 기자들이 취재를 했고 이에 한국당 관계자들이 제지하면서 언쟁이 벌어졌다. MBN 기자들은 홍 대표가 행사장에 들어서자 “취재를 막는 것은 공당으로서 부당한 조치가 아니냐”고 소리쳤다. 이에 일부 당직자들이 제지하면서 양측 간에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졌다.
홍 대표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경기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MBN 측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홍 대표가 등장하자 MBN 기자들은 취재 거부 관련 입장을 요구했다. 이에 홍 대표는 “거짓말 방송에 나는 취재를 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홍 대표 경호를 맡은 일부 당원들이 방송사 카메라 기자의 앵글을 돌렸고 이에 일부 방송사 기자들이 항의했다.
앞서 지난 2일 MBN는 <류여해도 #Me Too 동참? “홍준표에게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란 제목의 온라인 전용 기사에서 홍 대표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류여해 전 최고위원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후 MBN은 해당 기사를 삭제한 후 정정보도문을 냈다. MBN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발언한 것은 사실이나 ‘수년간’ 당해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해당 기사를 읽은 독자는 물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는 이날 즉시 MBN에 대해 당 출입금지 및 취재거부를 지시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희롱 한 일도 없고 34년 공직 생활 동안 여성스캔들 한 번 없는 나를 이런 식으로 음해하는 가짜 언론은 더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오늘부터 MBN은 당사 부스 빼고 당사출입 금지, 취재거부, 전 당원들에게 시청거부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지난 7일 기사를 작성한 MBN 기자와 보도국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했다.
MBN 기자협회는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홍 대표의 이번 결정은 언론 길들이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MBN노조)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합리적인 절차와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입정지라는 고강도 무리수를 둔 것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BN은 지난 19일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문을 내고 “취재 거부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자유한국당에 대해) 성역 없이 취재를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당도 국민의 세금을 지원 받아 운영되는 공당으로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위임받은 언론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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