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아프다" "어지럽다" 호소, 꾀병 아니에요

이용권 기자 2018. 2. 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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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방학 동안 가족과 함께 지내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자녀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때 부모가 따뜻한 말과 포옹 등으로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자료사진
새 학기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 학기가 시작하기 며칠 전부터 학교생활과 유사한 생활리듬을 찾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좋다. 자료사진

- 직장인 ‘월요병’과 비슷한 자녀들 ‘새 학기 증후군’

스트레스탓 신체 증상 발생

만성 편두통 이어질수 있어

규칙적 생활 리듬 회복해야

학교서 야외활동 증가 시기

팔·무릎 관절부상 주의해야

성장판 손상까지 입을 수도

기나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 시작을 앞에 두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새 학기이지만, 처음 학교에 들어가는 어린이는 물론, 학년이 올라가는 어린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은 모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분주한 시기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각종 부적응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새 학기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새 학기 증후군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라져야 정상이지만, 심할 경우 두통과 설사 증상을 보이기도 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어려움을 준다. 또 새 학기에는 소아 편두통을 새 학기 증후군으로 오해해 병을 키우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새 학기 증후군 외에도 추위가 풀리는 봄철에는 소아 골절도 급격히 증가하며, 단체 생활로 인한 감염병도 늘어난다. 자녀의 건강은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대비해야 활기찬 한 해를 준비할 수 있다.

◇규칙적 리듬 찾아줘야 = 새 학기 증후군은 직장인들이 긴 명절 연휴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할 때 겪는 증상과 유사하다.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스트레스를 느껴 두통이나 피로감, 무력감 등을 일시적으로 느끼는 현상이다. 주말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일을 시작하는 ‘월요병’과도 비슷하다. 자녀들이 겨울방학이 끝난 후 새 학기가 돼 새로운 학급 환경에 적응해야 하거나, 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 일시적으로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심할 경우 두통, 복통, 설사, 어지러움 같은 신체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줍음이 많고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이 새 학기 증후군을 자주 호소한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수업시간이 많아지고 교과목의 난도가 높아지는 것도 새 학기 증후군과 관련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에 적응하게 되면 사라지나, 부모의 관심만으로도 빨리 해소할 수 있다.

신민섭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일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찾도록 돌봐주고, 새 학기 계획 수립을 옆에서 도와주는 등 새로운 학급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키는 게 좋다”며 “스트레스는 면역체계를 약화해 감염병 등 질병에 취약해지게 하므로,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 학기 시작 전부터 학교생활에 맞춰 적어도 오후 10시에는 잠이 들어 학교 갈 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한다. 방학 중 식사를 걸렀다고 아이들이 편한 대로 음식을 주기보다는 일정한 식사시간을 정해 주되, 식사 10∼15분 전에 아이에게 알려줘 자율적으로 먹도록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스트레스 심하면 소아 편두통도 의심 = 편두통은 보통 8∼10세에 처음 나타난다. 어린이의 경우 한 번 발생하면 30분∼2시간 정도 나타나다가 말끔히 사라져 ‘꾀병’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보통 ‘배가 아프다’ ‘어지럽다’ 등의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편두통 환자의 4% 정도는 머리가 아닌 배가 자주 아픈 ‘복통성 편두통’인 경우여서, 두통 없이 어지럼증만 나타나는 탓에 병원의 여러 과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 편두통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통증에 과민해지고 한 달에 15일 이상 3개월간 두통이 계속되는 ‘만성 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편두통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지고,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에도 지장을 주는 일이 잦아지면서 사회적응력과 학습의욕이 떨어진다. 변정혜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편두통은 무엇보다도 자극을 주는 원인을 피하는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며 “심리적 스트레스, 수면, 식습관 등이 모두 두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예를 들면 아이에게만 일찍 자라고 하고 어른은 늦게까지 TV를 보는 것처럼 가족의 잘못된 습관이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절 건강 관리도 필요 =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청소년기나 성장기 어린이들의 관절 건강에 주의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새 학기와 함께 친구들과 뛰어다니는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손과 팔, 무릎 부위의 부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친구들과 교실, 운동장에서 운동이나 장난을 치다가 넘어질 때 손을 잘못 짚어 다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의 뼈는 가늘고 신축성이 있으며, 골막이 두꺼워 외상에 의한 성장판 손상이 많다. 성장판은 뼈 성장을 담당하는 부위로 팔, 다리, 손목 등 관절과 연결된 뼈의 끝부분에 있다. 골절을 입었을 때 가볍게 생각하다가는 성장판 손상으로 인한 성장장애 같은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박승준 부평힘찬병원 병원장은 “성장판 손상 후유증 발생을 확진하기까지는 짧게는 2∼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도 소요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치료받고 괜찮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할 경우, 성장판이 손상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골절치료를 받은 아이라면 성장판 손상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1년 정도 염두에 두고, 관심 있게 아이의 행동들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아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교육 생활화도 중요하다. 야외활동 시 부모들이 동참하거나, 팔꿈치나 무릎 등 주요 관절부위에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게 좋다. 특히 친구들끼리 과격한 몸싸움은 자제하고, 운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유연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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