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택지 '올인' 중흥, 세종 먹고 괄목상대

김사무엘 기자 입력 2018. 2. 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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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분양열기가 가장 뜨거운 세종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는 '중흥 S클래스' 아파트가 즐비하다.

중흥건설이 호남 중심의 지방 건설사에서 전국구로 성장한 배경에는 세종에서의 '분양대박'이 자리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행복도시 초기에 사업성이 없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수백억씩 위약금을 물고 포기한 아파트부지를 저렴한 가격에 대거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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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 '신3인방④]정창선 회장의 '땅 쟁여놓기'..계열사 동원한 '떼거지 입찰' 비판도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전국에서 분양열기가 가장 뜨거운 세종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는 '중흥 S클래스' 아파트가 즐비하다. 어떤 곳은 한 단지 걸러 하나 있을 정도다.

중흥건설이 호남 중심의 지방 건설사에서 전국구로 성장한 배경에는 세종에서의 '분양대박'이 자리하고 있다. 다른 중견건설사처럼 공공택지 위주의 사업을 벌였지만 '알짜'인 세종에서의 성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중흥건설은 설립 초기인 1990년대까지만 해도 호남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사업과 도로, 철도 등 토목사업을 위주로 했다. 본격적으로 사세를 키운 것은 창업주인 정창선 회장이 택지 분양사업에 눈을 돌리면서부터다.

정 회장은 '자수성가형' CEO(최고경영자)로 유명한데, 19살 건설업에 뛰어들어 초반에는 연립주택을 짓는 일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중흥주택을 설립했고, 1989년에는 지금 회사의 모태인 금남주택건설을 세웠다. 주택사업을 하면서 땅을 보는 안목도 키웠다. 정부의 본격적인 택지개발 전에도 좋은 입지의 부지를 매입하고, 이 곳의 분양사업을 통해 큰 수익을 남겼다.

중흥건설은 행복도시 초기에 사업성이 없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수백억씩 위약금을 물고 포기한 아파트부지를 저렴한 가격에 대거 매입했다. 2014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세종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수 백 대 1을 넘으며 분양흥행이 이어졌다. 중흥S클래스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까지 행복도시에 공급된 중흥S클래스는 1만3000여가구로 단일 브랜드로는 가장 많다.

중흥건설은 세종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수도권에 본격 진출했다. 광교신도시, 고양 향동과 지축, 구로 항동 등의 택지를 매입해 아파트 분양에 나섰다. 이익이 나면 다시 택지에 투자했다.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중흥토건 등 주요 계열사 재고자산 용지는 약 2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2014년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기 이전 토지 매입에 열중한 결과다.

정 회장의 '땅 쟁여놓기'는 아파트 지을 토지가 더욱 부족해지는 상황에 주요한 경영전략이었다. 하지만 택지 당첨을 위한 '꼼수 입찰' 논란에 이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많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흥건설 기업집단에는 총 62개 기업이 속해 있으며 이중 55개는 종합 건설업으로 등록돼 있다. 매출 천억원대를 기록하는 건실한 회사도 있지만 매출이 없는 계열사도 상당수다. '시티엠건설'이나 '시티오건설', '세종중흥건설' 등 12곳은 종업원이 1명이거나 0명으로 등록돼 있어 '떼거지 입찰'에 동원되는 페이퍼 컴퍼니란 의혹을 받는다.

정 회장의 장남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은 2015년 252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이후 1심과 2심 판결에서 정 사장은 모두 집행유예 판결(2심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받아 석방됐다.

현재 정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사 대부분을 두 아들에게 물려 준 상태다. 정원주 사장은 중흥 계열사를 맡고, 차남 정원철 사장은 시티 계열사를 경영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미래를 바라본 정 회장의 사업전략 덕에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사업 방식으론 택지 고갈로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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