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니어 19일 인도 방문..NYT "부동산 사업에 대통령직 활용 의혹"

배정원 기자 입력 2018. 2. 19. 20:26 수정 2018. 2. 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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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부터 ‘백악관 선임고문’ 이방카까지 잇딴 잇도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잇딴 인도 방문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그룹이 부동산 사업에 대통령직을 활용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19일 인도 방문 일정을 상세히 전하며, 그가 미국의 친(親)인도 정책을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이용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그룹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정책 배경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사업차 방문이라지만,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의 후광을 톡톡히 보고있다. 실제로 트럼프 주니어의 일정은 트럼프 대통령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트럼프포스원’이라 불리는 보잉757 전용기를 이용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과정에 탄 비행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오는 19일 사업자 인도를 방문한다./블룸버그

NYT는 “미국 시민인 트럼프 주니어의 인도 방문이 법적으로 제재받을 이유는 없다”며 “다만 인도가 트럼프 그룹의 가장 큰 해외 사장인 만큼 가족 구성원의 잦은 인도행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NYT는 꼬집었다.

이같은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인도 방문을 놓고 더욱 커졌다. 지난해 11월 인도를 찾은 이방카는 백악관 선임고문이란 직책을 갖고 있지만 당시 방문 목적은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 사업이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인도 곳곳을 둘러본 뒤 23일부터 이틀간 뉴델리에서 열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서밋’에 연사로도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아룬 자이틀리 재무장관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트럼프 주니어가 인도 대표 정치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점에 “인도 시민들은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트럼프 그룹은 인도에서 4개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중 두 개의 트럼프 타워 가격이 개당 150만달러(16억270만원)를 호가한다. 이는 다른 인도 내 건물보다 30~40% 가량 비싼 편이다. 인도 현지 언론 ‘이코노믹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트럼프’라는 이름이 붙은 부동산 가격이 15~18% 올랐고, 30% 수준의 프리미엄도 붙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그룹 부동산 판매를 담당하는 라지브 반살은 “인도의 모든 사람들은 누가 미국 대통령인지 알고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건물에) 있다는 건 엄청난 상징이자 브랜드 가치”라고 말했다.

인도에서 트럼프 부동산의 인기는 트럼프 재산 내역에서도 드러난다. 대통령 재산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트럼프 일가가 인도에서 벌어들인 로열티 수익만 300만달러(32억820만원)에 이른다.

문제는 트럼프 일가의 사업이 미국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부다. 포드햄대학의 제피르 티치아웃 법학 교수는 “(인도를 찾은) 트럼프 주니어가 단지 ‘잘 좀 봐달라’고 언급하는 수준에서 끝날지 의문”이라며 트럼프 가문이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 자국의 정책까지 손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인도 구르가온 트럼프타워. /트리베카 디벨로퍼스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시절 남아시아 정책을 담당했던 다니엘 마키는 “대통령 재임 기간 대통령의 아들이 대통령의 브랜드를 판매하는 건 기이한 일”이라며 트럼프 주니어의 인도 방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가 한 인터뷰에서 “인도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십년이 다 되는 시간을 보냈고 이제야 그 노력에 대한 대가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한 부분도 오해를 사고 있다고 NYT는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식 전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에게 트럼프 그룹의 운영 전권을 맡겼다. 트럼프 쪽 변호사는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과 정책 결정 간 이익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주미 인도 대사인 아룬 쿠마르 싱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바뀐 건 없다”면서 “버락 오바마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양국 정상 간 관계의 돈독한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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