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핵심인데..올 고교 신입생은 수능 수학에서 기하 안 본다?

윤신영 기자 2018. 2. 19. 19: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능 수학 시험에서 기하가 빠지게 될까.

교육부가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신입생이 치르게 되는 2021년도 수능의 수학 '가'형(이과) 출제 범위에서 기하 영역 제외를 검토하고 있다.

발제를 맡은 정진갑 계명대 화학과 교수는 "난도가 높은 진로선택과목인 기하를 출제하면, (수학의) 모든 일반선택과목과 함께 기하까지 추가로 배워야 해 학생들의 수학 학습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며 "기하를 수능 출제에서 제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수능에서 기하 제외 검토에 수학계 "반대"
교육부 수능에서 기하 제외 검토에 수학계 “반대” (사진=뉴시스)

 수능 수학 시험에서 기하가 빠지게 될까.

교육부가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신입생이 치르게 되는 2021년도 수능의 수학 ‘가’형(이과) 출제 범위에서 기하 영역 제외를 검토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과도한 수학 학습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한수학회 등 수학 단체들은 “기초적 수학 능력을 계발하는 기하 교과목이 사실상 고등학교에서 사장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교육부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2021학년도 수능출제범위공청회에서 국어와 수학, 영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교과목의 수능 출제범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큰 논쟁이 벌어진 과목은 수학, 그 중에서도 이과 학생들이 선택하는 수학 가형이었다.

발제를 맡은 정진갑 계명대 화학과 교수는 “난도가 높은 진로선택과목인 기하를 출제하면, (수학의) 모든 일반선택과목과 함께 기하까지 추가로 배워야 해 학생들의 수학 학습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며 “기하를 수능 출제에서 제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정 교수는 “교육청 및 교사, 학부모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다수(84%)가 기하를 제외한 채 수학 I과 미적분, 확률과통계에서만 출제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에서 정진갑 계명대학교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토론자로 나선 여욱동 대구 달성고 교사(수학)도 “기하와 벡터가 중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학교 현실을 두루 고려했을 때 교육부의 제안이 그나마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학년 때 공통수학을 8~10단위 이수하고 2학년 때 수학I, II와 확률통계를 이수한 뒤 3학년 때에야 기하를 배울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이과 학생들은 1~3학년 때 배우는 모든 과목을 수능과목으로 준비해야 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수학 전문가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향숙 대한수학회장(이화여대 수학과 교수)은 “기하와 벡터는 고등학교에서 공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교과목”이라며 “드론이나 자율주행, 3D 프린팅, 산업디자인 등 4차산업혁명에도 핵심인 분야인데 수능에서조차 빠진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순학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대한수학회 총무이사)도 “미적분학을 설명하기 위해 행렬과 벡터부터 다시 가르치는 일이 현재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기하를 수능에서 제외하면 비슷한 일이 강단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임정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교육개발실장은 조사 절차를 문제 삼았다. 최 실장은 “설문조사지에 기하를 1안과 2안 모두 제외시키고 설문조사했다”며 “그 결과 (설문조사 참여자들 다수가) 기하 제외를 원하는 것으로 의견이 수렴됐다”고 비판했다. 이승훈 유원대 교양융합학부 교수는 “학습부담 경감을 더 중요하게 볼 것인가, 경쟁력 약화를 더 우려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기하 과목이 개정되며 대폭 축소된 것은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각계 의견을 포함해 여론을 수렴한 뒤, 이달 마지막 주에 2021년도 수능 출제 범위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19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2021년도 수능출제범위공청회 모습 - 윤신영 제공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