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 대형병원 간호사, 숨진 채 발견

[뉴스통]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 대형병원 간호사, 숨진 채 발견

2018.02.19. 오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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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최단비 / 변호사

[앵커]
서울 대형 병원 간호사가 지난 15일에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 사망한 간호사의 남자친구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상당히 파장이 일고 있는데요. 남자친구가 언급한 태움이라는 게 무엇입니까?

[인터뷰]
태움이 재를 태우는 것처럼 신입 간호사들에게 성적인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압력을 가해서 괴롭힘의 행위, 즉 직장 내에서 괴롭힘의 행위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즉 폭언과 폭행뿐만 아니고 인격적인 모욕감을 주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차트로 때린다든가 또는 일을 잘못하는 것에 있어서 부모님을 언급하면서 너는 왜 그 정도뿐이 안 되느냐 이와 같은 인격적인 모멸감 때문에 이번에 간호사 같은 경우에도 불과 몇 개월이 안 된...

[앵커]
어떤 사건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불과 몇 개월 안 된 신규 간호사였습니다. 자신의 아파트 고층에 올라가서 투신으로 자살을 한 경우였는데 그 일이 발생하기 이틀 전에 일정한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배액관을 잘못 건드린 탓에 환자가 재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배관이라면...

[인터뷰]
수술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피라든가 다른 여러 가지 물질을 바깥으로 꺼내는 배액관인데 이것을 잘못 건드린 탓에 이후에 혹시 소송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여러 가지 압박감 그래서 그다음다음 날 수간호사하고 상담을 했었는데 그 남자친구가 얘기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일이 있기 이전부터 출근하는 자체도 상당히 두려워하고 무서워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출근하기 싫다.

왜냐하면 선임 간호사들이 여러 가지 무형, 유형의 압박감을 주는 것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는 이와 같은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자살은 자살이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조직적인 문제다, 구조적인 문제다#어떤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 타살이 아니겠는가 하는 취지로 여러 가지 주장을 하고 있는 이와 같은 상황이다 보니까 경찰에서도 가족과 남자친구를 먼저 조사를 하고 혹시 직접적인 유형, 무형의 압박을 받는 것에 있어서 병원 관계자도 조사를 할 예정으로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병원 측은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고 해명을 했죠?

[인터뷰]
태움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간호사가 예를 들면 중환자실에서 급박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되고 중요한 항상 긴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마 어느 병원도 있지만 이 해당 병원에서는 그런 것이 없었고 오히려 당사자가 상당히 민감하고 예민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해서 평상시에도 교육을 시켰을 뿐이다라고 해서 태움 같은 것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재 병원의 입장입니다.

[앵커]
간호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퍼져 있는 문화라고 해요, 태움 문화, 저는 처음 들어봤습니다마는 이런 부분은 왜 생겨나고 어떻게 근절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일단 간호사들 사이에서 있었던 조직적인 문화라고 합니다. 태움이라는 것이 당연히 긍정적인 문화는 아니지만 이 문화가 왜 생겨났는지 짚어보자면 간호사 같은 경우에는 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굉장히 신체적으로 피곤할 수밖에 없고요. 만약에 조금이라도 사고가 난다면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 혼자, 1명. 최소한 1명. 환자죠. 아니면 최소한 2명, 환자와 간호사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정신적으로 긴장을 하고 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선배들 입장에서는 정신적으로 긴장을 하라고 해서 바짝 군기를 잡기 위한 일종의 문화였지만 사실은 이것이 바람직한 문화는 당연히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이 간호사들의 이러한 정신적인 무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신체적으로 너무 힘들고 우리나라의 이러한 여러 가지 여건상 간호사 1명당 봐야 되는 환자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러한 비정상적인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지 언제까지나 이렇게 한 간호사들 개인의 정신적인 무장만으로는 더 이상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해서 이제는 근본적인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에 대한진상을 우선 잘 밝혀야 될 것 같고요. 이번 기회에 간호사들의 근무 형태도 한번 제고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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