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종교 단속 다음 타깃은 회족?..'춘절 종교교육 금지'

2018. 2. 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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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설) 연휴중인 중국에서 무슬림도 한족 명절을 쇠어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종교 활동을 한층 제한하고 나서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중국 간쑤성의 회족 밀집 지역인 광허현 교육 당국은 춘절 연휴 기간 동안 어린이들이 이슬람 종교 교육을 받을 수 없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가 17일 보도했다.

중국 무슬림 사회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회족 사회는 당국이 본격적인 종교 단속에 나섰다고 보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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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계엄 상태 위구르족 이어 회족에도
일부 무슬림 "춘절 쇠지 말자" 주장도 관련 있는 듯
이슬람권 다수 포함한 '일대일로 구상'에 영향 '관심'

[한겨레]

2016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닝샤회족자치주 인촨시의 이슬람교 사원에서 종교지도자들을 만났다. 중앙텔레비전(CCTV) 갈무리

춘절(설) 연휴중인 중국에서 무슬림도 한족 명절을 쇠어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종교 활동을 한층 제한하고 나서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중국 간쑤성의 회족 밀집 지역인 광허현 교육 당국은 춘절 연휴 기간 동안 어린이들이 이슬람 종교 교육을 받을 수 없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공식 연휴는 지난 15일부터 일주일 동안 이어지지만, 이번 조처는 앞뒤로 몇주씩 이어져 연휴가 끝난 뒤에도 계속될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이달부터 새로운 종교사무조례를 실시하면서, 종교단체 및 이들의 활동 요건을 대폭 강화한 것과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방침은 춘절 때면 으레 불거지는 ‘무슬림의 춘절 쇠기’ 논쟁과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중국의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무슬림이 춘절을 쇠는 것은 자신의 신앙을 엄중히 해치는 것’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춘절 기간 비무슬림들이 명절을 준비할 때 무슬림도 그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는 춘절을 쇨 수 없으며, 우리의 명절인 이드알피트르, 이드알아드하, 마울리드(무함마드 탄신일)을 잘 쇠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중국에선 여러 해에 걸쳐 비슷한 논쟁이 이어져왔다.

중국 무슬림 사회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회족 사회는 당국이 본격적인 종교 단속에 나섰다고 보고 우려하고 있다. 허난성에 거주하는 회족 이맘(종교지도자) 리하이양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우스꽝스러운 조처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조처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근래 몇 년 동안 종교 교육 금지 방침이 구두 지시로 내려왔다가 실제론 무시된 적이 많았으나, 올해는 당국이 실질적 집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간쑤성 린샤회족자치주의 주민은 “아이들에게 종교적 믿음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까봐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문화 전통이 어떻게 이어지겠는가”라고 말했다.

중국 관련 당국은 종교 자유를 보장하되 종교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것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중국의 무슬림 정책은 탄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중국 무슬림 사회의 또다른 축인 위구르족에 대해선 종교교육 금지 등 조처가 이미 실시되고 있다. ‘과격단체 및 분리주의 세력 대응’을 이유로 신장위구르자치구 곳곳에 무장병력이 배치되고 디엔에이 정보를 수집하는 등 사실상 계엄 상태가 이어진다. 이어 상대적으로 중국 중앙정부와 큰 갈등을 빚지 않았던 회족 지역에서도, 최근에는 기도 시간을 알리는 스피커가 소음공해를 이유로 철거되는 등 탄압성 조처를 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4월에는 정부기구인 중국이슬람교협회가 새 모스크는 아랍양식이 아닌 중국 전통양식으로 지어져야 한다는 방침을 내기도 했다.

중국의 국내 이슬람 정책은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구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자본으로 중국과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를 잇는 대규모 물류 인프라 구상인 ‘일대일로’에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의 수많은 이슬람권 국가들이 포함된다. 만약 중국의 종교 정책이 무슬림 탄압으로 비춰진다면, 이들 지역에서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질 수 있다.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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