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오승환 측 입장, "자존심 구긴 계약, 오승환이 거절했다."

조회수 2018. 2. 19. 13: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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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텍사스와 계약 불발. MRI 상 문제 발견’.

한국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기사. 미국 언론은 MRI 상 문제가 발견됐고, 이로 인해 텍사스와의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은 추가 설명이 없었기에, 표면상으로 받아들이기엔 계약을 무산시킬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럴까.

불과 며칠 전만 해도 LG 캠프에서 이틀 연속 불펜 피칭을 한 오승환이었기에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계약 협상에서 피지컬 테스트, 그리고 결렬까지 정황을 봤을 때 오승환은 MRI 상 큰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오승환 선수 측의 입장이 궁금했습니다. 정말 당혹스러운 문제(부상)가 있는지, 계약이 무산된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정말 KBO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지.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한국 시각으로 19일. 오승환 에이전트인 김동욱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사진=2016년 인터뷰 모습

# 텍사스와의 계약 무산. 그 진실은?

“괜히 부상으로 트집 잡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자존심 구기고 싶지 않았다.”

오승환이 텍사스와 계약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김동욱 대표는 부상 때문에 계약이 결렬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어떤 분은 오승환 선수가 야구를 못 할 정도로 아프냐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선수 건강 관련해서 이런 루머가 돈다는 건 정말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텍사스 구단에 정식 요청을 했습니다. 현지 언론을 통해 정확하지 않은 보도가 나오고 있으니,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해 달라고요. 그런데 구단에선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우리가 오승환 선수의 부상 관련해서 공식 발표하지 않았는데, 해명할 게 뭐 있느냐면서 말이죠.”

하지만 마치 선수에게 치명적인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해 계약되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고 있어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피지컬 테스트를 하면서 MRI 상에 문제가 발견된 건 사실입니다. 이를 부정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부분 때문에 계약이 무산된 건 아닙니다. 만약 팔꿈치에 염증이 발견 돼 계약을 못 하겠다 했으면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처음 구단에서 MRI를 확인하고 진단 내린 내용은 ‘충분히 건강하다. 하지만 앞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협상된 내용대로 계약이 진행되고, 비자발급까지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인대가 손상됐거나 파열된 것도 아니고, 주사 치료도 필요 없는 상황이라 문제 되지 않았던 부분이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면서 뒤늦게 계약 무산 소식이 전해졌을까. 김동욱 대표는 피지컬 테스트 이후, 세 차례의 수정 오퍼가 왔다고 전했습니다.

“텍사스 홈구장 투어도 하고, 라커룸도 확인했었어요. 비자도 빨리 진행돼 지난 월요일 인터뷰 갈 예정이었고, 등 번호도 다 이야기 했었죠. 그런데 며칠 후, 다시 연락이 왔어요. 염증을 우려하는 목소리였죠. 무엇보다 (오)승환이가 자기 몸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말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어요. 혹시 모르니 두 번째 진단을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염증이 발견된 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던지는 데 문제 없고, 수술할 필요도 없다’는 게 소견이었습니다. 그래서 오승환 측은 구단에 난 건강상 자신 있으니, 계약을 못 하겠으면 다른 구단을 알아보겠다고 전달했습니다. 구단에선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해서 며칠을 기다렸죠.”

김동욱 대표는 텍사스 구단이 기다리라는 말에 당연히 기다렸다고 말합니다. 며칠 기다리는 건 문제될 게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돌아온 답은 선수의 자존심을 건드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가벼운 염증일 뿐인데, 이걸 빌미로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보장금액이 생각 이하였습니다. (대부분 옵션으로 조건을 변경했다). 이런 형태의 계약은 아닌 것 같다면서 거절했습니다. 그때부터 조건이 조금씩 바꼈는데,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오승환 선수는 이런 식의 계약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를 생각했고요. 텍사스에서 세 차례의 수정 오퍼를 했는데, 최종적으로 계약하지 않겠다고 저희가 거절을 했습니다.”

# 오승환은 지금, 스프링캠프 루틴대로 개인 훈련 중

현재 오승환은 피닉스의 한 훈련장에서 스프링캠프 루틴대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마이너리그 불펜 포수를 고용했고, 트레이너, 대학 야구 코치, 볼티모어에서 유격수를 봤었던 A와 팀을 꾸려 자체 스프링 캠프를 차린 것입니다.

김동욱 대표는 지금 오승환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건강하니까 훈련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거죠. 현재 팀을 꾸려 자체 스프링캠프를 차렸는데, 불펜 피칭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틀 불펜 피칭하고, 하루는 쉬는 형태입니다. 어제도 불펜 피칭을 했는데, 89마일 찍었습니다.”

사실상 이제 스프링캠프 시작이기 때문에 89마일을 찍었다는 건 자기 루틴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또한 오승환과 텍사스의 계약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 벌써 몇몇 구단에서 오승환을 보기 위해 훈련장을 찾았다고 귀띔했습니다.

# 오승환, 향후 행선지는 어떻게 되나?

김동욱 대표는 “정말 솔직히 말한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오(승환)이가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에요.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가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건강한데, 자존심 구겨서 있고 싶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메이저리그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자존심 구길 필요가 있을까. 미국 생활에 지쳤다. 인정받으면서 하고 싶다…’ 뭐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물론 KBO로 돌아가면 72경기는 뛸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징계는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입니다.”

MRI 상에 염증이 발견됐지만,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오승환은 현재 자체 스프링 캠프를 차려 루틴대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고, 오승환의 모습을 보기 위해 개인 훈련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오승환은 꼭 메이저리그여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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