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악플 세례'에도 의연한 서이라·부탱.."괜찮아 괜찮아"

권혁준 기자 2018. 2. 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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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인 올림픽.

경기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 서이라(26·화성시청)와 킴 부탱(캐나다)은 예상치 못한 비난 세례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같은 나라 선수끼리 '자리 싸움'을 벌인 것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었는데, 서이라가 동메달을 따낸 뒤 웃음을 보이며 즐거워했다는 것도 비난의 이유가 됐다.

그는 "부탱과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은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 판정은 항상 심판의 몫"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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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서이라가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 결승 경기를 마친 후 김선태 감독, 임효준과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8.2.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강릉=뉴스1) 권혁준 기자 = "쇼트트랙을 사랑해 주시는 마음에서 나온 것 같다."(서이라) "모든 한국 팬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킴 부탱)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인 올림픽. 경기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 서이라(26·화성시청)와 킴 부탱(캐나다)은 예상치 못한 비난 세례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의연한 대처로 오히려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서이라는 지난 17일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 차례 넘어지고도 빠르게 추스르면서 따낸 값진 메달이었지만, 서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서이라가 결승전에서 대표팀 동료 임효준(22·한국체대)과 '전략적'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질타의 이유였다.

당시 레이스 중반까지 서이라는 세 번째, 임효준은 네 번째에 자리했는데, 임효준이 서이라를 추월하려다 몇 차례 실패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후 장면에서 서이라와 임효준, 류 샤오린 산도르(헝가리)가 함께 엉켜 넘어지면서 금메달의 꿈이 날아갔다.

팬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선수가 둘이나 올라가고도 동메달 한 개에 그친 것이 아쉽게 보일 수 있었다. 특히 같은 나라 선수끼리 '자리 싸움'을 벌인 것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었는데, 서이라가 동메달을 따낸 뒤 웃음을 보이며 즐거워했다는 것도 비난의 이유가 됐다.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하면 개인전 종목에서 실력을 겨루는 상황이었기에 서이라가 임효준에게 자리를 '양보'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만일 임효준이 그 자리를 받아 금메달을 땄다 하더라도 서이라가 '노메달'에 그쳤다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비난'이었지만 서이라는 언제나처럼 쾌활하고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아마 임효준 선수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 같은데, 나는 괜찮다"면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이라는 올림픽 전 "대회를 마친 뒤 팬들에게 자작 랩을 들려주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는 "아직 영감이 오지 않았다. 500m와 5000m 계주까지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면 영감이 떠오를 것 같다"며 웃었다.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의 최민정이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세리머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킴부탱(캐나다·동메달)과 하트를 만들고 있다. 2018.2.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부탱 역시 '악플' 피해자 중 하나다. 그는 지난 13일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20·성남시청)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최민정의 실격 사유가 부탱과의 몸싸움이었는데, 느린 그림에서 부탱이 최민정을 미는 듯한 모습도 잡혔기에 부탱이 '표적'이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부탱의 SNS 계정에 찾아가 영어와 한국말 등으로 욕설을 게재했고, 결국 캐나다기마경찰(RCMP)과 캐나다올림픽위원회, 스포츠 연맹 등이 개입하기에 이른 상태다.

하지만 부탱 역시 의연했다. 그는 500m 결승이 치러진 뒤 나흘 뒤 열린 1500m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했고 또 하나의 동메달을 수확했다.

부탱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한국인이었다. 모든 한국인이 그런 것은 아니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최민정과 함께 시상대에 서게 됐다는 것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18일 열린 메달 세리머니에서는 금메달을 딴 최민정에게 '손 하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부탱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민정과 한국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와도 같았다.

최민정이 대신 부탱의 뜻을 헤아렸다. 그는 "부탱과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은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 판정은 항상 심판의 몫"이라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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