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선발 톱 10, 2S 이후 어떤 결정구 썼을까

정철우 기자 2018. 2. 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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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투수의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 안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우선은 그 투수가 패스트볼로 압도할 수 있는 유형의 투수인지 아니면 변화구 위주의 기교파 투수인지를 알 수 있다.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공이 무엇인지도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엔 담겨 있다. 볼 카운트가 밀리면 패스트볼 선택이 늘어난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엔 그가 진짜로 믿는 공의 정체가 드러난다.

지난 시즌 평균 자책점 10걸에 든 투수, 즉 한국 프로 야구 톱10 투수들의 결정구를 살펴봤다. 선수들의 다양한 면면처럼 승부구 또한 다양했다.

지난해 평균 자책점 1위 투수는 피어밴드였다. 피어밴드는 사실상 국내 유일의 너클볼 전문 투수다.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에서도 너클볼이 역시 많았다. 33.2%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것은 2스트라이크 이후 너클볼 비율이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전체 카운트에선 너클볼의 비중이 20.9%였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를 잡으면 피어밴드의 공은 더욱 지저분해졌다. 볼 카운트의 여유가 있을 때 제구는 어렵지만 타자도 치지 힘든 너클볼을 보다 많이 던졌다는 걸 알 수 있다.

2위 장원준은 체인지업 승부가 많았다. 아무래도 좌타자보다는 우타자가 많은 리그 특성상 우타자의 바깥쪽을 많이 공략하려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으로 장원준의 공은 바깥쪽을 중심으로 주목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차우찬은 의외의 결과를 냈다.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 비율이 37.6%에 불과했다. 차우찬은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승부구에서닌 패스트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다.

전체 카운트에서 패스트볼이 차지하는 비중은 43,7%였다. 차우찬은 시즌이 끝난 뒤 "패스트볼의 볼 끝이 좋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기록은 그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다.

반면 양현종은 카운트에 상관없이 우선 힘으로 밀어붙이는 투구 내용을 보여 줬다.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 비율이 59.3%나 됐다. 평균 자책점 톱10 선수 가운데 패스트볼 승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양현종은 전체 카운트에서도 패스트볼을 60.2% 섞어 던졌다. 바깥쪽으로 빠져 앉으려던 포수에게 타자에게 붙어 앉으라고 손짓하던 자신감 넘치는 투구가 오버랩 되는 기록이다.

헥터와 켈리는 체인지업 승부가 많았다. 두 투수는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체인지업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몸에 맞을까 봐 우투수가 잘 쓰지 않는 우타자 상대 몸쪽 체인지업도 거리낌 없이 쓰고 있다. 그만큼 체인지업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시 강력한 패스트볼이 장착돼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레일리 역시 체인지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전체 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였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엔 27.8%로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업그레이드 된 체인지업의 자신감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레일리의 체인지업은 변화도 심해서 타자들이 따라가기 힘든 궤적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사. 소사는 파이어볼러 이미지가 강하다. 54.4%면 패스트볼 비율이 낮지 않다. 하지만 이미지에 비해선 변화구 승부가 많다. 특히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흥미로운 것은 슬라이더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사의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삼진 그래픽이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당연히 슬라이더가 많았다.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는 공으로 헛스윙을 많이 유도했다.

중요한 건 좌타자에게도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는 점이다. 좌타자의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백도어 슬라이더를 앞세워 많은 삼진을 잡았다. 소사를 단순히 공만 빠른 선수로 인식하고 있어선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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