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총기사건 고교 생존학생들, 트럼프대통령 반응 맹비난

차미례 2018. 2. 1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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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클랜드( 미 플로리다주)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총기난사사건으로 목숨을 잃을 뻔 한 미 플로리다주파클랜드의 고교생 생존자들은 18일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건 후 보여준 반응이 불필요한 분열 조장에 불과하다며 강력히 분노를 표출했다.

【포트로더데일( 미 플로리다주) = AP/뉴시스】 2월 18일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에서 열린 퍼블릭스 A1A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6000여명의 주자들이 출발전 고교 총격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마저리 스톤맨 더글라스 교교의 학생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건 후 보여준 미지근한 반응과 트위터에다 민주당이 그 동안 상원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한 때 하원도 장악했으면서 총기 규제법을 하나도 통과시키지 못했다고 비난글을 올린 것을 비난했다.

"당신은 대통령이다. 당신이 할일은 이 나라를 통합시키는 일이지, 우리들을 분렬시키는 게 아니다"라는 트윗 반박글을 올린 데이비드 호그(17)는 NBC방송의 " 언론과의 대화"( Meet the Press )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떻게 감히 그런말을 하는가"( How dare you )란 말도 덧붙였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FBI가 이번 총격범이 위험하다는 제보를 받고도 신속한 대응에 실패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는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문제에만 집중 한 탓이라고 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플로리다의 별장에 있으면서도 일련의 트위터 비난 글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비난이 빗발친 뒤 하루 이상이 지나서야 백악관은 대통령이 21일 불특정 학생들을 만나고 22일에는 주 정부와 현지 보안담당 공무원등을 면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범행을 한 퇴학생 니콜라스 크루스(19)는 17명에 대한 1급 살인혐의로 브로워드 카운티 감옥에 수감중이지만 플로리다의 정치인들은 14일의 총격 사건에 대해 새로운 법을 만드는 문제로 서로 다투고 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TV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주 의회의 민주당 입법안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법원이 위험인물로 확정된 사람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총기 소유를 금지시킨다는 내용이다. 역시 공화당출신인 릭 스코트 주지사는 사건 현장 부근의 코럴 스프링스 제일교회를 찾아 희생자 추모예배에 참석한 뒤 금주내로 공화당의원들과 함께 새 입법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존 학생인 에마 곤잘레스는 트럼프 , 루비오, 스코트 세 사람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이 모두 전국총기협회의 후원을 받는 정치인들이라며 "지금은 정말 올바른 쪽에 서야할 때다"라고 비난했다. 학생들이 쏟아내는 이 같은 비난은 이번 대량 학살 이후 총기규제에 대한 국민의 압력이 어느 정도 거세졌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최신의 신호이다.

생존 학생들은 이 번 일로 총기규제 강화 운동의 전면에 나서겠다며 이번 주 탤러허시에 있는 주 정부를 방문해서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월 24일에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전국 총기 폭력 반대 시위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플로리다주의 모든 학생들이 총기규제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건 아니다. 문제 학교의 주니어 학군단( JROTC ) 프로그램의 고참인 제임스 시아라멜로는 범행을 한 크루스 역시 JROTC 생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16일 추모의 장소가 마련된 공원에서 학생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문을 열어 붙잡고 있다가 총에 맞아 숨진 또 다른 JROTC 생도 피터 왕(15)의 사진 앞에 참배했다.

하지만 그는 "크루스 같은 일탈자는 언제나 나오기 때문에 총기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도움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발표된 학교당국과 정부의 문건에 따르면 크루스는 3살 때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적 있으며 중학교 때까지 여러 차례 교내 폭력등으로 징계를 받았고 2014년 2월 8학년때에 행동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 학교로 전학했다. 그 곳에서 2년간 다닌 뒤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로 전학했고 도착한지 한 달 뒤부터 불경스런 행동으로 리스트에 올랐으며 지난 해 퇴학 당했다.

2016년에는 주 정부의 아동복지과 조사관이 크루스의 모친을 방문해 그가 흉기로 자해하는 동영상 장면을 인터넷에 올린 것에 대해 조사했다. 크루스는 동영상 외에도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문구를 올렸고 학교 가방엔 나치 문장을 그려가지고 다니다가 모친이 지운 적도 있었다.

당시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크루스는 그 뒤 상담사가 학교로 방문했을 때에는 아무런 위험 요소가 없이 정상이었지만 총을 사려는 열망이 너무 강해서 걱정스러웠다고 이번에 수사관들에게 말했다.

그는 범행에 사용된 AR 15소총을 몰래 다른 총기류와 함께 캐비닛 안에 숨겨두고 있었고 범행 당일에는 가족들에게 "발렌타인 데이라서 수업이 없어 학교에 안간다"고 차를 태워줄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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