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알리바바 넘버2 가 말하는 '알리바바 자동차 빅픽쳐'
"상하이차와 합작, 차량용OS 이어 전기차 투자"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전기차 분야에서 잰걸음을 내고 있다. 기존 차량공유(콰이디다처)나 인터넷에 연결되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를 넘어서 전기차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데다 인터넷 클라우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과 경영진이 자동차를 미래의 인터넷 플랫폼으로 보는 시각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투자에 대해 그는 “단순한 일회성 투자가 아니다”며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 대해 알리바바가 준비하는 큰 그림 중에서 (이번 투자는)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와 커넥티트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잠재력이 엄청난 시장”이라며 “이런 스마트한 교통수단이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우리의 역할이 있다. 꾸준히 투자하면서 전환기에 있는 자동차산업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상하이자동차라는 자동차를 잘 아는 파트너와 손을 잡았고, 인터넷 커넥티드카에 들어갈 운영체제(OS)를 개발했고, 전기차를 제조하는 샤오펑모터스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동차산업에 대한 우리의 큰 그림을 완성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5년 상하이자동차(SAIC)와 함께 합작벤처(반마왕뤄ㆍ斑馬網絡)를 세웠다. 이듬해인 2016년 7월 알리바바는 사물인터넷 운영체제(IoT OS)가 탑재된 인터넷 커넥티드카 RX5를 공개했다. RX5에선 주차료ㆍ주유 비용 결제를 비롯해 드라이브스루 커피숍에서 커피를 살 때도 자동차에 내장된 알리페이로 모두 결제 가능하다. 선루프에는 드론이 탑재돼 교통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드론을 음성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다. 또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연동돼 있어 음식점 정보를 검색하고 예약ㆍ결제도 된다.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자동차를 이 클라우드와 연결해주는 알리OS가 있어서 가능한 서비스들이다.
━ "알리바바 비즈니스엔 10년의 회임 주기가 있다" 미래 자동차에 분야에 대한 알리바바의 투자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차이 부회장은 “알리바바 그룹의 ‘10년 회임주기 철학(a general philosophy of 10 years gestation period)’에 비춰 볼 때 자동차산업에서 우리의 비즈니스는 이제 겨우 1년차 수준”이라며 “샤오펑 외에도 관련 기술 기업들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10년 회임 주기‘란 특정 사업의 성패나 생사를 판단할 때 알리바바 경영진들이 기준으로 삼는 비즈니스 성장 모델이다. 차이 부회장에 따르면, 특정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이상 첫 3년은 사업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잘 돌아가는 지 확인하는 시간으로 삼는다고 한다. 차이 부회장은 “이때는 수익모델이나 매출 같은 건 잊어버리고 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또는 이 아이디어가 제대로 굴러가는 지에 대한 확신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확신이 선 상태에서 사업을 계속하기로 했다면 창업후 3~5년 시기엔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하고 창업후 5~7년쯤엔 수익을 고민해야 하는 단계, 7~10년쯤 돼야 돈을 버는 단계라는 것이다. 차이 부회장은 ”10년 이후엔 첫 단계로 돌아가 다시 만들어야(reinvent) 한다”고 말했다. 타오바오 알리바바는 이 모델을 인수한 기업들에도 적용한다.
━ "금융업에 블록체인 접목 방법 연구개발중” 조셉 차이 부회장은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그룹이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에 대해 “현재보다 더 높은 보안성을 바탕으로 자산의 소유권을 인증한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큰 의미가 있다”며 “금융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그룹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R&D를 맡아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100만 달러를 입금했다고 입금내역서를 보내준다고 해도 내가 진짜 100만달러를 (물리적으로)손에 쥐고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금융자산은 이미 ’데이터‘로 가상화(virtual)돼 있기 때문에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블록체인은 금융산업에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은 기존 지폐든 디지털 자산이든 간에 어떤 자산이든지 분산 저장 기술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앤트파이낸셜그룹의 에릭 징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초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향후 10년 이내에 알리페이 사용자를 20억명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알리페이로 온라인 기부금을 모은 뒤 수혜자들에게 언제 얼만큼 전달됐는지 기부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를 하고 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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