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텃밭 '중동 특수' 되살아난다

해외수주액 3분의 1..40% 증가
올 중동지역 3.4% 성장률 전망
"사우디 PPP 시장 집중공략을"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텃밭으로 꼽히는 중동 지역 수주가 살아날 조짐이다. 건설업계는 국제 유가 상승세 속에 침체됐던 세계 경제 분위기가 반등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해 중동 시장의 해외 건설 수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건설 전체 수주액 51억5400만달러(5조5611억원) 가운데 중동 수주액은 15억4300만 달러(1조6648억원)로 3분의 1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11억달러)에 비해서 수주는 40% 늘어났다. 올해 중동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해외건설협회 아·중동실에 따르면 올해 중동 지역은 전년 대비 1.2%포인트 상승한 3.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의 주요 산유국을 중심으로 석유 생산량을 감축하는 노력 등으로 국제유가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배럴당 65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이들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의 수주 낭보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사업관리(PM·CM)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후 올 들어 지난달 현지 국영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 아카리아와 합작 투자해 설립한 아카리아한미를 통해 18억4740만 달러(2조원)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 5일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중동 정유 플랜트 건설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계약금액과 계약 상대방에 대해서는 경영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추후 재공시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어 8일 아랍에미리트에서 26억달러(2조8054억원)의 원유처리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올해 중동지역에선 사우디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관협력사업(PPP) 프로젝트의 전체 예상 수주액은 2060억달러(222조2740억원, 156건)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사우디가 429억달러(46조2891억원)로 가장 많고 공사종류로는 공종별로는 교통부문이 45%(927억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올해부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에서 5%의 부가세(VAT)가 도입됨에 따라 상당 규모의 추가재정 확보도 가능해진 것도 중동 건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의 경우 도입 첫해인 올해 GDP의 0.9% 수준인 33억 달러의 VAT 수입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수년간 이들 지역 진출의 걸림돌로 꼽히는 정세와 치안 불안 문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양대 종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와 이란 간 갈등 고조, 트럼프 정부의 대이란 강경 입장 및 친이스라엘 외교정책, 사우디가 주도하는 카타르 단교사태의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정세와 치안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아·중동실 시장은 "올해 국제유가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나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배럴당 55∼65달러를 기준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지타산점인 70달러 선에 미치지 못해 실적이 얼마나 좋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길기자 sweat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