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트럼프 못 참아" vs. "트럼프 지지해" 배지도전한 한인들
교수, 검사, 풀뿌리 시민운동가 출사표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경선 선거운동 돌입
한인 3세 댄 고 후원금 161만달러 모금 1위
데이브 민도 지역구 사전조사서 67% 선두
영 김, 현역 13선 에드 로이스 의원 지지 받아
코리아게이트때 '드레곤 레이디' 수지 박 출마
미국 전역에서 올해 11월 6일 실시되는 중간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선출하고 상원의원의 3분의 1인 33명, 주지사 36명을 뽑는다. 이달 중순부터 후보등록과 함께 각 당 대표주자가 되기 위한 경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3월 6일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9월 12일 로드아일랜드주까지 전국적으로 예비선거(primary)가 치러진다. 색깔이 분명한 지역에선 예비선거가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다.
한인 최초의 연방 하원의원인 김창준(제이 김ㆍ79) 전 의원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연방 의원이 되기 위한 한인 후보들의 도전도 치열하다. 김 전 의원이 1992년 11월 처음 당선돼 98년까지 3선 의원을 지낸 후론 연방의회에 한인을 대표하는 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일본계는 현역으로 상원에 마지 히로노 의원(하와이) 한 명과 마크 다카노, 도리스 마쓰이, 콜린 하나부사 등 하원의원 3명이 있다. 중국ㆍ대만계와 인도계도 상원에 각 1명씩, 하원에도 각각 3명, 4명이 있다.
댄 고는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싸우고 기회의 통로를 창출해내기 위해 출마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일보에 “할아버지와 아버지, 삼촌까지 정부를 위해 일하고 사람들에 봉사하는 환경에서 자랐다”며 “혁신경제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데이터기술을 활용해 정부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댄 고는 지난해 연말까지 161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모아 11명의 민주당 경선 후보 중 압도적으로 1위를 했다. 최근 민주당 내 영향력이 큰 루스 페인골드 전 상원의원과 정치후원조직인 레지트팩(Legit PAC)의 공식 지지를 확보해 본선 격인 당선 경선에서 선두권에 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국가 입국 금지(Travel ban) 정책을 보고 매우 불공정하고 미국이 가진 다양성 가치를 훼손한다고 느껴 출마를 결심했다”며 “하원의원이 되면 반(反)이민정책을 바꾸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보다 나은 미래에 투자하는 교육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치원 전 단계의 보편적 유아 보육, 대학생 부채 경감 등 교육공약과 더불어 학교 내 총기휴대 금지 등 총기규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전쟁위험을 높이는 등 매우 위험한 정책”이라며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살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45구는 현역인 미미 월터스(공화당) 의원과 본선 대결이 중요한 지역구다. 민 교수는 “월터스 의원은 2015년 1월 의원선서를 한 뒤로 단 한 차례의 타운홀 미팅도 하지 않는 등 지역 주민과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며 “총기규제를 오히려 완화해 전미 총기협회의 우수 의원으로 꼽히는 등 나쁜 정치인으로 반드시 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기자와 만나 “연방의회 내 대표적 친한파였던 로이스 위원장을 대신해 200만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보좌관으로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 비준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탈북자 및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애썼고 주 하원에서도 가정폭력 피해자보호법 제정 등 의정활동 경험도 갖췄다”고 말했다.
영 김은 지난 2012년 선거에서 로이스 위원장을 상대로 42.2%를 득표했던 대만계인 제이 첸(민주당) 후보와 본선에서 대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이 공화당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39구를 전략 선거구로 선정함에 따라 당 대 당 총력 대결이 불가피하다. 캘리포니아는 정당과 상관없이 예비선거 상위 1ㆍ2위가 본선에서 다시 대결하는 개방 경선(open primary)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공화당 내 밥 호프 전 주 상원 원내대표와의 경선 대결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유 전 회장은 중앙일보에 “분위기가 2014년, 2016년 선거 때와 많이 달라졌다”며 “인지도는 물론 지지도가 많이 오른 걸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사업가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군인ㆍ경찰ㆍ소방관 등 공직에서 봉사한 경력이 있는 나와는 달리 앨런 의원은 금수저”라며 “의원이 된 후론 워싱턴에 가서 칵테일 파티만 하면서 자기 명성만 추구한다는 비판이 지역에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철저한 지지자인 내가 당선되면 미국 정부와 한국과의 관계도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과거 20년 협상에서 사기만 당하지 않았느냐”며 “강력한 대북 압박만이 비핵화를 달성해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샌디에이고 시민운동가 브라이언 김은 "대기업 후원금에 지배되는 워싱턴 정치를 바꾸고 노동자 계층에 권력을 되돌려주겠다"며 2016년 대선때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처럼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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