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뮬러 특검 기소장에 반색.."공모 없었다니까"

김신회 기자 2018. 2. 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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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비판도.. 폴리티코 등 "수사 결론 난 것 아냐" '아전인수' 해석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기소 내용을 근거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주류 매체들을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기소장 일부 내용만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뮬러 특검의 기소와 관련해 "선거 결과는 영향받지 않았다. 트럼프 캠프는 잘못한 게 없다. 공모는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해온 뮬러 특검은 전날 러시아 개인 13명과 기관 3곳을 연방 대배심에 기소했다. 뮬러 특검은 기소장에서 이들이 미국 정치시스템에 불화의 씨를 뿌린다는 전략적인 목표 아래 2014년 초부터 2016년 대선을 비롯한 미국 정치시스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 2016년 2월 내부 지침을 통해 자신들이 지지하는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를 제외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다른 후보들을 비판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개인과 기관이 트럼프 측과 공모한 혐의는 기소장에 들어 있지 않다. 로드 로젠스타인 미국 법무차관은 전날 뮬러 특검의 기소 사실을 공표하며 "기소장의 혐의 중에는 미국인이 이번 불법행위에 의도적으로 가담하거나 대선 결과를 바꿨다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짜뉴스 매체들이 러시아 그룹이 내가 대선에 출마하기 한참 전인 2014년에 결성됐다고 말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건 참 우스운 일"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뮬러 특검의 기소를 자신의 승리라고 평가한 마이클 굿윈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의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굿윈은 전날 밤에 쓴 글에서 뮬러 특검의 기소로 사건이 종결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하게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게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 건 그가 끔찍한 후보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롭 골드만 페이스북 광고 담당 부사장의 트윗(트위터 게시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골드만은 "러시아 광고는 선거를 흔들려는 게 주목적이 아니었다고 매우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가짜뉴스는 꼭 이런 사실을 무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폭스뉴스에 러시아보다 미국 민주당과 주류 언론이 미국의 정치 분열과 관련해 더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결탁 의혹을 제기하며 분열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이번 기소 내용만으로는 트럼프와 러시아 측의 공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기소장이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의 일부만 다루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e메일 해킹사건, 트럼프의 측근과 러시아 측 인사들의 만남 등은 손도 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도 관련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기소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나 법무부 등에 도전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주도하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코미 전 국장의 해임은 뮬러 특검이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도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기소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법무부가 뮬러 특검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와 러시아 측의 공모 혐의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고 밝힌 대목에 주목했다. 더힐은 또 뮬러 특검이 트럼프의 코미 전 국장 해임과 관련한 사법방해 혐의도 수사하고 있는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사법방해는 대통령 탄핵 명분이 될 수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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