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세트도 설렁탕도 샌드위치도 죄다 1만원..천정부지 치솟는 외식물가

이선애 2018. 2. 1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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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27종 제품 최대 300원 인상…롯데리아·KFC도 일찌감치 가격 올려
커피빈코리아, 가격인상 포문 열어…아메리카노 5000원 시대
김밥·설렁탕 등 외식물가 계속 치솟아…자영업자 '고육지책'으로 가격인상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제 웬만한 먹거리는 모두 1만원에 달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 가족과 함께 설렁탕 가게를 갔는데 특 설렁탕은 1만원이고, 보통은 9000원으로 올랐어요. 설렁탕 4그릇과 만두 한접시 시켜 먹었는데 지갑에서 5만원짜리를 빼야 했어요."

"분식집에서 식사 후 친구와 함께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을 했는데,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이 무려 5000원에 달하니 주머니 사정이 참 여의치 않습니다. 이제 1만원으로는 점심값과 후식 커피값으로 부족해요. 설렁탕 한그릇도 1만원이고, 샌드위치도 1만원입니다."

최저임금 상승 등의 여파로 연초부터 식품·외식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2월부터 샌드위치와 콜라, 커피 등까지 물가 인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전방위 확산되면서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서민 지갑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것.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물론 외식 자영업자들이 임대료·인건비·원재료 상승 '3중고'에 의해 고육지책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탓이다. 영업난에 이 같은 고육지책을 선택한 것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 15일부터 제품 가격을 100원~300원 인상했다. 이번 인상 대상은 버거류 12개, 아침 메뉴 5개, 사이드 및 디저트 4개, 음료 6개 등 27개 제품을 포함한다. 대표 제품인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가 각각 4400원에서 4500원으로 100원씩 올랐다. 전체 제품 기준의 평균 인상률은 1.82%이며, 가격 인상 제품에 국한한 평균 인상률은 4.01%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인상폭은 대부분 100원으로 고객의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맥도날드는 제품과 서비스 등 모든 측면에서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은 이제 버거세트도 1만원이 있어야 한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이모씨는 "친구들과 점심 한끼 해결하기위해 맥도날드 등을 자주 방문한다"며 "그러나 최근 두 브랜드 모두 가격이 올라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1월 불고기버거 100원, 새우버거 200원을 인상하는 등 버거와 디저트, 음료 가격을 최대 5.9% 올렸다. 불고기버거는 3400원에서 3500원으로 100원 오르고 새우버거도 3400원에서 3600원으로 200원 올랐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인건비와 유류비, 매장 임차료 상승 등으로 가맹점에서 가격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며 “판매가 조정은 2년9개월 만으로, 늘어나는 운영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KFC는 지난해 12월29일부터 치킨과 햄버거, 사이드 등 24개 메뉴에 대한 가격을 평균 약 5.9% 올렸다. 핫크리스피치킨과 오리지널치킨 1조각은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징거버거는 40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랐다. KFC는 지난해 6월에도 햄버거와 치킨 등 일부 메뉴에 대해 최소 400원에서 최대 900원, 햄버거 세트 가격도 400원~500원 올린바 있다.

아메리카노 가격도 이제 5000원에 달한다. 커피빈코리아는 올해 들어 커피전문점 업계 가격인상의 포문을 열고, 1일부터 음료 가격을 최대 300원, 평균 6% 올렸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스몰 사이즈)는 4500원에서 4800원으로 300원(6.7%), 카페라떼(스몰 사이즈)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300원(6%) 올랐다. 커피빈코리아 관계자는 "임대료와 인건비, 원부자재값 상승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음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써브웨이도 1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6.7% 인상했다. 이에 따라 스테이크&치즈 샌드위치 등 일부 제품은 30㎝ 크기 기준으로 1만원을 훌쩍 뛰어넘게 됐다. 샌드위치 단품 가격이 1만원 이상으로 책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올 들어 인건비와 원재료 값이 많이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식·프랜차이즈업계에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임대료, 원재료값 등을 내세워 가격 인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은 점주에게 부담이며 가맹본사에 가격인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본사도 수익성 악화 등을 고려해 가격인상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0월 ‘2018 한국 경제 7대 이슈’ 보고서에서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가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는 경우 물가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의 가격 전가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과 물가안정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노동연구원도 2015년 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을 10% 인상하면 전체 소비자 물가가 연간 0.2∼0.4% 인상된다고 예측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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