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방아 찧고도' 개인 최고점 기록한 차준환
차준환은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4.94점에 예술점수(PCS) 81.22점, 감점 1점을 합쳐 165.16점을 기록했다. 전날(16일) 쇼트프로그램 83.43점을 합해 248.59점으로 자신의 첫 올림픽을 마쳤다. 최종 순위는 15위다. 1위는 일본의 하뉴 유즈루(22)가 차지했다.
지난 1월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인 252.65점(비공인)은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종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기록(242.45점)은 경신했다.
한국의 역대 올림픽 남자 싱글 최고 성적은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에서 정성일이 작성한 17위다. 차준환은 15위에 오르며 한국 남자 싱글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차준환은 자신감 넘치는 연기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준환은 지난달 한 장 뿐인 평창올림픽 남자 피겨 싱글 티켓을 따냈다. 합계 252.65점으로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242.45점)을 넘어섰다. 2차 선발전까지 이준형에 27.54점이나 뒤졌지만 3차 최종 선발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쳤다.
대회 직전 감기몸살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차준환은 쇼트 연기를 마치고 "개인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연습한 것보다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프리 스케이팅에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차준환은 이날 2그룹 5번째, 전체 11번째로 빙판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회전 점프를 뺀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일포스티노'에 맞춰 연기를 펼친 차준환은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히 소화했다. 하지만 쿼드러플 살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실수가 나왔다. 이어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점프를 소화한 차준환은 플라잉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시트 스핀을 소화한 뒤 나온 트리플 악셀도 깔끔했다.
차준환의 진짜 승부처는 4년 뒤 2022년 베이징올림픽이다. 17세인 차준환은 2022년에는 남자 싱글 선수의 전성기 나이인 21세가 된다. 차준환은 2015년 3월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만나면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예술성을 좀 더 높이고, 4회전 점프 횟수를 세계 정상급인 5~7회로 늘리면 메달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릉=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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